각종 오락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하하’ 가 본명 ‘하동훈’으로 영화 '원탁의 천사'를 통해 40대 영혼을 지닌 18세 고딩 역을 맡아 생애 첫 주연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투사부일체'에서 날라리 고딩으로 특별출연 해 웃음을 선사한 바 있는 하동훈은 '원탁의 천사'에서 반듯하게 빗어 내린 머리와 발목이 훤히 보이게 교복 바지를 허리춤까지 끌어올린 촌스러운 모습으로 교실에 등장한다.
'원탁의 천사'에서 하동훈은 아들과 동갑내기로 환생한 아빠 하동훈 역으로 몸은 18살, 영혼은 40대인 이중캐릭터를 맡아 아들과 20년이 훌쩍 넘는 세대 차 극복을 위해 다사다난한 과정을 겪는다. 특이한 것은 실제 배우이름과 영화 속 캐릭터 이름이 동일하다는 것. 이것은 ‘하하’ 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진 그를 위해 제작진이 영화 속 인물을 그의 실제 본명을 사용, 배우 하동훈을 각인시키고자 한 결과이다.
아들과 같은 반으로 전학을 오자마자 샤프가 엉덩이 정중앙에 꽂히는 봉변을 당하면서 험난한 학교 생활을 시작한 하동훈. 이후 아들 원탁이와 친해지려 인사 삼아 ‘맞짱’ 한번 뜨자고 말했다가 원탁의 친구들에게 끌려나가 얻어터지고, 여선생님의 치마를 들춰 뺨도 맞고 엉덩이도 두들겨 맞는다. 뿐만 아니라 얼꽝인 짝은 어설픈 그가 귀엽다며 볼을 꼬집는 통에 얼굴이 퉁퉁 부어 오르는 등 올드 고딩의 고난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이처럼 '원탁의 천사' 주연배우 중 가장 다양한 폭력(?)을 당한 하동훈은 가장 힘들었던 촬영으로 폐타이어장면을 꼽았다. 처음 한 두 번은 각본대로 사방팔방에서 날아오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피했지만 점차 기습적으로 들어오는 공격에는 당할 재간이 없었던 것. 맞다가 지친 하동훈은 숨이 턱까지 찬 고통스러운 목소리로 ‘그만!’ 이라고 외치기까지 했다. 또한 3시간 정도 진행된 교무실에서 선생님께 맞는 장면에서 하동훈은 엉덩이의 고통은 줄이되 리얼한 소리가 나게 하고자 바지 속에 삼겹살을 넣는 특별한 노하우를 선보였다.
'원탁의 천사'의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자 확실히 좋아진 맷집을 자랑하던 하동훈은 다음 작품에서는 액션배우로 거듭나겠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동훈은 신인배우답지 않게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은 ‘하동훈’이라는 인물을 능청스럽게 열연한다. 겉으로 보이는 의상스타일뿐 아니라 언어, 행동 등 세심하게 40대의 정서가 나올 수 있도록 부모세대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했다. 때문에 그의 연기 하나하나는 세대차이에 대한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연신 웃음을 유발하는 중심요소로 작용한다.
하동훈의 포복절도시키는 열연이 살아있는 '원탁의 천사'는 함량미달 천사 때문에 아들과 동갑내기로 환생한 아버지가 아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올 여름 유일무이한 코미디영화로 극장가 평정이 예상되는 '원탁의 천사'는 오는 7월 14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