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8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오는 16일 당 대표직 사임과 최근 지방선거에서의 압승 등에 대한 다양한 개인적 소견을 밝혔다.
먼저, 간담회를 통해 박 대표는 근래 기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한나라당 대선 후보 선출시기 조정 문제와 관련해 “왜 이 시점에 그런 논의를 하는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선 후보 선출시기를 규정한 혁신안은 지난해 9개월 동안 진통을 겪으며 만들었는데, 7개월 만에 시험도 안 해보고 손을 대는 것은 곤란하다”고 이명박 서울시장으로부터 시작된 전당대회 룰 개정논의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2일 이 시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시기가 “너무 빠를 수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당 후보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무엇보다 여당의 집중 공격에 노출될 기간을 줄이려면 선출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한 논의의 진원지가 되었던 것.
그러나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원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지방선거를 끝냈으면 민생과 직결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지 후보 선출시기 등을 얘기하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한나라당 뿐 아니라 모든 정당에서는 대선 후보를 충분히 검증하고 선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에 좋지 않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 된다”고 여야를 아울러 정치권 전반에 검증된 후보들을 바탕으로 페어플레이할 수 있는 대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간접적으로 했다.
당 대표 사퇴 후에 대해서는 우선 쉬면서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힌 박 대표는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한 만큼 많은 것들이 밀려있다”며 당분간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자 했다. 대선 캠프는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한 것을 감안하여 “천천히 생각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승리와 지난 2년 3개월 동안 당 대표직을 맡은 소회에 대해 “2004년 4.15 총선 때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이 위기에 빠져있을 때 대표직을 맡게 되었다”며 자신이 “대표직을 맡은 이후 한나라당이 121석을 만들어 냈다. 또, 꾸준히 당 지지율도 오른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인 박 대표는 “기초연금,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대안을 내놓았지만 40%밖에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웠던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