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 사태 속 박근혜 대통령 방미 계획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 과반 이상은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 미국 순방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53.2%로 나타났다. 반면, ‘예정대로 순방해야 한다’는 의견은 39.2%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순방 연기’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순방 연기’ 의견이 60.6%로 가장 높았고, 대구/경북에서도 55.6%로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광주/전라(53.9%) > 서울(52.7%) > 대전/충청/세종(50.2%) 등의 순으로 조사됐고, 부산/경남/울산은 ‘순방 연기’ 의견(47.8%)과 ‘예정대로 순방’ 의견(44.1%)이 팽팽하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연령층이 낮을수록 ‘순방 연기’ 의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대에서는 84.0% 압도적 여론이 ‘순방 연기’ 의견이었고, 40대 63.0%, 20대 59.5%로 ‘순방 연기’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60세 이상과 50대는 ‘예정대로 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66.9%와 54.3%로 더 높게 나타났다.
정당 지지성향별로 새누리당 지지층(순방 연기 23.4% vs 예정대로 순방 71.2%)에서는 ‘예정대로 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새정치연합 지지층(78.0% vs 13.3%)과 무당층(59.6% vs 31.8%)에서는 ‘순방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30%)와 유선전화(7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6.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다.
한편, 10일 오전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미국 방문 일정을 메르스 사태로 인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김성우 홍모수석은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에서 국민의 안전을 챙기고 메르스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방문 일정을 연기했다”며 “미국 측에 사전 이해를 구했고 빠른 시기에 일정을 다시 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