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1.5%로 인하…사상 최저
한은, 기준금리 연 1.5%로 인하…사상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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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 속도 가속 우려
▲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p 인하한 연 1.5%로 결정했다. / 사진 : 홍금표 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연 1.5%로 떨어졌다. 기존보다 0.25%p 인하된 수치다.

한은은 11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현 1.75%에서 0.25%p 인하한 연 1.5%로 결정했다. 올 3월 연 2%에서 1.75%로 0.25% 인하한 이후 3달 만의 인하다. 이로써 이주열 총재 취임 이후 기준금리는 총 4차례, 1%p 내렸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0월 각각 0.25%p씩 기준금리를 내린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0월부터 5개월간 3.25%포인트 낮춘 이후 가장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낮춘 것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최근 경기 회복 속도가 미진한데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경제의 타격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경기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회복 속도가 미진하다는 점은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잘 나타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0%대를 기록 중이고, 통관기준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9%에서 올 1분기 -2.9%로 떨어졌다. 5월 수출액은 1년 전 대비 10.9% 감소한 424억 달러 수준이다.

더구나 지난달 말부터 급격히 확산된 메르스 영향으로 해외 관광객이 입국을 취소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 신용카드 승인액이 줄어드는 등 소비심리의 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다.

6월 1주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 발생 전인 5월 1~2주 평균 대비 25%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6.5% 줄어 업종 중 가장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매출액은 5월 1~2주 평균보다 7.2% 적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 감소했다. 신용카드 승인액도 5월 1~2주 평균 대비 5.5% 줄었다.

해외 관광객의 입국 취소도 급증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0일 5월말부터 현재까지 7만 여명이 항공권 예약(발권 여객 포함)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의 ‘메르스 관련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5월20일부터 이달 1일 사이 방한 취소객 수는 총 2657명에 불과했지만, 2일에는 4367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3일 4884명, 4일 8593명, 5일 1만8297명, 6일 6865명, 8일 8813명이 취소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통계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000억 원이다. 이는 전달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03년 10월 이래 처음이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을 더한 전체 가계 빚(가계신용)은 올 3월 말 1099조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4월 가계대출이 10조원가량 추가되면서 가계 빚 총액은 1100조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성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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