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날'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위 차지
"'冬至(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春風(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시조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역대 고시조로 황진이의 '동짓달 기나긴 밤을'을 꼽았다. 이는 계간 '나래시조'(발행인 권갑하)가 현대 시조 탄생 100주년이 되는 '시조의 날'(7월21일)을 앞두고 시조시인 93명을 대상으로 '좋아하는 현대시조, 시조집, 옛시조' 등을 조사한 결과다.
이 조사에서 황진이의 '어져 내일이야'(6위), '청산리 벽계수야'(8위)가 10위권에 올라 현대 시조시인들의 황진이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 홍랑의 '묏버들 가지 꺾어'(2위), 이조년의 '이화에 월백하고'(3위), 이매창의 '이화우 흩날릴 제'(4위), 정몽주의 '이 몸이 죽고 죽어(5위) 등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내가 좋아하는 현대시조'에는 '가고파'(이은상), '구룡폭포(조운), '석류'(조운), '난초'(이병기), '백자부'(김상옥) 등 50편이 뽑혔다. '내가 좋아하는 시조집'에는 '조운시조집'(조운), '삼행시 육십오편'(김상옥), '개화'(이호우), '내 사랑은'(박재삼), '채춘보'(정완영), '연과 바람'(정완영) 등 20권이 선정됐다. 현대시조의 경우 순위를 매기지 않았다.
설문조사 자문을 맡은 장경렬 서울대 교수는 "시조를 누구보다 넓게 이해하고 깊게 사랑하는 시조시인들의 마음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포괄적으로나마 무언가의 윤곽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시조시인이 서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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