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에너지가 남해화학이 추진 중인 집단에너지 사업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키로 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 GS에너지는 남해화학이 추진하는 여천·광양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에 지분 투자키로 결정했다. 남해화학이 추진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은 여천·광양 산업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용량은 열에너지 시간당 880Gcal, 전기에너지 247MW(메가와트)다.
남해화학은 지난 2012년 7월 해당 사업 허가를 얻었다. 또 지난 12일 열병합발전소 운영법인인 '여수그린에너지(가칭)' 설립을 결정했다. 운영법인의 지분은 남해화학이 49%를 확보하고, 나머지 51%는 GS에너지와 다른 전략적투자자 한 곳이 나눠서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GS에너지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 대규모 손실 감수하는 집단에너지사업
지난해 GS에너지는 집단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7월 청라에너지를 시작으로, 그해 12월 인천종합에너지 지분을 인수했다.
집단에너지 사업은 크게 지역냉난방과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구역형 집단에너지 사업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GS에너지가 인수한 두 에너지 회사는 지역냉난방사업자에 속한다.
이 두 곳의 집단에너지사업은 주거단지나 상업시설이 구축돼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지역냉난방 공급사업은 대규모 시설을 바탕으로 수요처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현재 청라에너지의 경우 청라지구를 비롯한 9개 지구 약 10만5000호에 냉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이 확정된 신규수요는 가정오거리 지구 1만호 공급 건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청라에너지 사업권역인 인천 경서동 소재 청라시티타워와 주변 복합시설 개발에 대한 민간사업자 응모를 지난 2월부터 진행했었다. 그러나 업체가 없어 재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수익창출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결국 청라에너지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112억원을 기록하고 말았다.
인천종합에너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천종합에너지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인 2013년에 150억원의 30%수준을 기록했다. 순손실도 크게 늘어 2013년 순이익 약 3억3000만원에서 당기순손실 약 8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이 일시적이라고 하더라도 전력예비율과 전력공급이 안정되면서 분산형전원으로서의 집단에너지사업은 빛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GS에너지의 지분 보유 비율이 적지 않기 때문에 손실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 GS에너지 "집단에너지는 다 사들여"
이런 가운데 GS에너지는 남해화학과 손잡고 여천·광양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에 전략적투자자로 나서기로 했다.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는 발전 원료의 다변화와 요금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최근 배출권거래제를 비롯해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 일부 개정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정부가 집단에너지사업자간 공급구역 중복금지 원칙을 완화하겠다는 방침과 열 및 스팀 공급업체의 산업단지 입주도 풀어 투자 활성화에 나선다는 규제완화책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4월 환경부는 청정연료 의무사용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시설에서 나오는 폐열을 지역냉난방용으로 공급을 허용(청정연료 사용예외 적용)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과거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시설에서 생산된 잉여열의 경우 지역난방시설이 청정연료 의무사용대상이라 외부공급이 불가능했었다. 그러나 산업용 열병합발전시설이 발전폐열을 지역냉난방용으로 공급하고자 할 경우에는 과거 폐열발생량과 연료사용량 범위 내에서 환경부장관이 승인하는 건에 한해 허용키 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는 산업단지의 열 및 전기 공급 사업도 기업 투자가 위축된 현 상황에서는 수익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GS에너지가 공격적으로 여러분야의 집단에너지 사업에 뛰어들어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를 지휘하고 있는 나완배 GS에너지 대표이사(부회장)을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 업계 상황과 거꾸로 가는 GS에너지
반면 최근 집단에너지 사업자들은 GS에너지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집단에너지 사업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SK E&S와 삼천리가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GS에너지는 6000억원을 들여 STX에너지를 인수했고, 이후 서부발전과의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신평택발전과 동두천드림파워 지분매입도 이뤄졌다. 이어 청라에너지 지분 30%를 매입하면서 김포열병합(470MW급) 투자를 사실상 주도하기도 했다. 이어 인천종합에너지 경영권 인수에 나서 삼천리 지분까지 포함해 경영권 70%를 확보한 후 재무적 투자자에게 지분 일부를 다시 넘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부천과 안양 집단에너지사업에서 GS에너지가 실적을 냈기 때문에 그 경험을 살려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집단에너지사업의 침체가 바닥까지 근접했을 경우 독점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집단에너지사업은 사업여건 자체가 열시장과 전력시장 모두에서 버틸 수 없는 구조라며 앞으로도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GS에너지가 수년간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집단에너지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다른 속내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