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 신고 위협에 격분, 흉기 휘둘러

40대 중국 동포가 자신의 불법 체류 사실을 신고하겠다는 말에 격분해 직장 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중국 동포 이모(42)씨를 살인 혐의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이날 오전 6시 25분 경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한 양파 납품 업체가 운영하는 양파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직장 동료 사이인 A(72·여)씨와 B(55)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A씨를 숨지게 하고 B씨를 중태에 빠뜨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양파 작업을 하던 A씨가 작업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씨에게 욕설을 하며 시비를 걸기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A씨는 B씨를 불러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다소 위협이 담긴 말을 했다. 이에 격분한 이 씨는 양파 깎던 칼을 A씨와 B씨에게 마구 휘둘렀다.
목과 배 등을 흉기로 난자당한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으며, B씨도 중태에 빠지고 말았다.
이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자신을 체포하려 하자 자해 소동을 벌이다, 경찰의 테이저건에 맞아 제압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해당 업체에서 약 1년 동안 일하던 중, A씨와 B씨 등이 평소 자신을 조선족이라고 멸시한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경찰에게 “불법 체류 사실을 신고하겠다는 말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보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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