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18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야당은 거듭 황교안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표결에 참여할지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후보자는 역대 어느 총리 후보자보다 결격사유가 많고 무겁다”며 “병역기피 의혹 하나만으로도 자격미달”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사면 로비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한 그 사유만으로도 결격”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도 부족함이 많았다. 하물며 대한민국의 국정을 총괄하는 총리는 더더욱 불가하다.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인준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문 대표는 이어, “그런데도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고 황교안 총리 후보 인준을 밀어붙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의 오만과 불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싸워야 할 대상은 야당과 국민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고 삶을 위협하는 메르스 대란이고 또 극심한 가뭄”이라고 일갈했다.
문 대표는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진정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청와대의 거수기가 되어 역대 최악의 총리를 탄생시키는 조연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며 “국정의 무한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여당으로서의 자존심을 되찾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당내 의원들에 대해서도 문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면서 “황교안 총리후보자를 우리 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지만, 표결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지 지혜를 모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대표가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총리후보 부적격성에 대해 잘 말씀해주셨고, 모두 동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은 고육적인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국민은 공황에 빠져가고 있다. 국민의 불안과 국민의 어두운 심리를 국회에서 어루만져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그 점이 이번 고육적인 결정을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원내수석이 힘들게 서로 논의한 결과에 대해 3일 동안 많은 숙고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발목 잡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그냥 해줄 수 없는 황교안 후보자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비난을 감수하면서 3일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일이 지났다. 오늘은 우리가 의사일정을 합의해준 대정부질문 날”이라며 “이미 대정부질문 때는 새누리당에서 직권상정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래서 오늘에 대한 의사일정을 나름대로 합의한 것”이라고 사실상 표결 참여가 불가피함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