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번째 주인을 찾아 나선 극동건설 인수전에 예비실사를 거친 4개 업체가 모두 참여 의향을 밝히면서 인수전이 훈풍을 타고 있는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놓고 채권단이 고민에 빠져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극동건설의 인수·합병 본입찰에 지난 16일 예비실사를 거친 국내 중견 건설사 등 4개 업체가 모두 참여 서류를 제출해 인수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M&A 대상 지분은 신한은행 14.3%, 우리은행 13.7%, NH농협은행 12.1%, 한국무역보험공사 6.2% 등 채권단 지분 총 55%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후보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놓고 각 채권단에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후보들 명단은 공정성 등을 위해 당분간 비공개로 유지될 방침이다.
극동건설은 1947년 설립돼 경부고속도로와 한국종합무역센터 등을 건설하며 국내 대표 건설사로 불렸다. 해외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하며 중동붐에 앞장서기도 했다. ‘스타클래스’라는 아파트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극동건설은 외환위기 직후 법정관리에 들어가 2003년 론스타가 1700억원에 인수했고, 2007년 웅진그룹이 6600억원에 인수한 후 건설경기 침체로 부채가 누적돼 2012년 두 번째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2년도 되지 않아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한 극동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34위로 끌어올리는 등 M&A 업계에서 조용한 강자로 통하고 있다. 인수의향서(LOI) 제출 당시에도 7개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인수전 흥행에 불안요소도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매각가를 700억원 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인수 부담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극동건설 인수 투자자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채권단이 출자전환한 주식 총 55%와 출자전환 후 남은 회생채권 1100억~1300억원 정도를 함께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채권단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신한은행은 주주 실무협의회를 열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업체들이 제시한 인수가와 재무상태 및 인수의지 등에 대한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내달 남광토건, 동부건설 등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정된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예상 외로 유찰 가능성마저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극동건설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이달 26일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유찰 등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수도 있다”며 “인수가격과 인수업체의 상황 등을 검토하고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극동건설은 건설업계에서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M&A가 진행되는 첫 사례”라며 “영업이익이 발생해 조기졸업했지만 회생채무를 갚아야 하는 의무는 계속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