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200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비상이 걸린 동국제강이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의 단독 경영 체제를 의결하고 포항 2후판 공장 폐쇄 방침을 결의하는 등 비상경영을 본격화했다.
26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는 장세욱 부회장의 단독 경영체제 및 장세주 회장과 남윤영 사장의 대표직 사퇴를 의결했다. 또한 포항 2후판공장도 8월 1일부터 폐쇄키로 했다.
장세욱 부회장은 장세주 회장이 구속되면서 이미 경영 전면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의로 비상경영의 지휘권이 장세욱 부회장에 온전히 넘어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장세욱 부회장의 단독 경영 체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세욱 부회장은 젊은 경영인으로 내부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조직 효율성 및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악화의 원인이었던 포항 2후판공장은 8월 1일부로 폐쇄된다. 이로써 동국제강의 후판사업은 고부가가치 후판을 생산하는 당진 공장으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포항2후판 공장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50%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인 만큼 매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다.
동국제강은 후판 생산 체제 변경으로 손실 규모를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슬림화를 통해 추가적 투자나 시장 확대 없이도 올해 하반기부터 영업 흑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16년부터는 1천억원 이상의 영업 이익마저 기대되고 있다.
큰 그림이 그려졌지만 아직 장세욱 부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동국제강은 올해 연말까지 2700억원의 사채상환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삼성생명에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보유주식 대부분을 처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또한 브라질 프로젝트 관련해서 동국제강은 9800만달러 규모의 자금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