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차기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친박계 3선 중진 한선교 의원이 당내 같은 친박계 의원들을 향해 쓴 소리를 내고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는 친박계에 자중을 촉구하고 나선 것. 소수 몇몇만이 진짜 친박이라는 배타심으로 인해 친박을 소수파로 전락시켰고, 그런 과정에서 범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많은 우군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한선교 의원은 3일 ‘친박의 추억’이라는 입장 자료를 내고 “조선일보의 양상훈 논설주간은 칼럼을 통해 ‘여왕과 공화국의 불화’라는 글을 올렸다”며 “칼럼 서두에 친박 중에서도 소위 원박 열 명 중에 70%가 등을 돌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07년 초 박 대표의 삼성동 자택에서 모인 10명의 인사 중 한명이었던 나는 그날의 참석자들을 하나하나 떠올렸다”며 “아무리 계산을 해도 70%는 아닌 것이다. 단, 70%의 수치를 맞추려면 나도 배박의 한 사람으로 분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회출입기자들의 얘기로는 한선교도 친박 핵심으로부터 탈박 또는 배박으로 분류된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며 “그때마다 나는 설마라는 표현을 했지만 서운한 건 사실이었다. 거기다 원박 중에 70%가 배박이라니 나는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맞나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한 의원은 “어제 모 언론사의 새누리당 성향분석에 나는 친박 중진에 분류됐다”며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19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한 의원 중 적어도 80% 이상은 박 대통령의 관심 속에 배지를 달았을 것이다. 소위 핵심 친박은 아니더라도 범박의 범위 안에는 속해 있어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특별히 비례대표의원들은 늘 공천에 가장 영향을 미친 대표와 정치적 성향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의원은 “모 언론사 분류에서 비례대표들이 과연 친박에 몇 사람이나 들어가 있나. 문제는 자신 스스로 친박 핵심이라 자처하는 분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초선의원에게 당신은 친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대답은 ‘글쎄요 거기 낄 수가 있어야지요’였다. 한 10여명만이 우리만 진짜 친박이라는 배타심이 지금의 오그라든 친박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을 위한 친박이 아닌 오직 나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친박이 지금의 소수 친박을 만들었다”고 덧붙여 꼬집었다.
한 의원은 “친박 핵심을 자처하는 여러분 진심으로 말씀드린다. 이번 국회법 사태 의총에서도 봤듯이 초선 몇 명 앞장세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들리는 소리가 오는 6일 유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집단행동을 한다고 한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 의원은 “지금의 상황은 유 대표를 밀어낼 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사퇴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할 상황 같다”며 “저는 이런 일을 많은 의원들의 존경을 받고 계신 서청원 대표께 부탁드린다. 또한 친박이 되고 싶어도 낄 틈이 없어 바깥에 떠돌고 있는 범박들을 다시 찾아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의원은 “인정을 받건 못 받건 친박을 자처하는 제가 이런 글을 올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뜻을 덧붙여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