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7.26재보선을 노려라
정치권, 7.26재보선을 노려라
  • 정흥진
  • 승인 2006.06.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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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 이상으로 중요한 이유가 있다
5월에 이어 7월에도 선거 열기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7월 11일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26일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서울 송파갑, 성북을, 부천 소사, 마산갑 등 4곳이지만 이호웅 열린우리당 의원(인천 남동을)과 한화갑 민주당 대표(전남 무안 ․ 신안)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최대 6곳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7.26 재보선이 5.31 지방선거 이상으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새롭게 출범한 열린우리당 김근태 신임 의장에 대한 평가와 박근혜 대표가 물러난 후의 한나라당 지도부 변화에 대한 민심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와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의 정계복귀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도 재보선을 통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도는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손 안의 송파갑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연고가 있는 서울 송파갑의 경우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재보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은 낙관적으로 읽혀지고 있다. 그렇기에 송파갑은 정당 별 후보들의 경쟁보다는 한나라당 예비후보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송파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지역적 특색 탓인지 대부분 이회창 전 총재와 연관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홍주 씨와 송파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원창 전 의원의 경우 이회창 전 총재의 특보를 역임했었으며, 주진우 전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경력이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미 이 전 총재가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당에 자신을 배려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당에서는 이 같은 설에 대해 비난의 여론이 높은 편이다. 이 전 총재에 대한 당내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기도 하며, 후광 효과를 업고 ‘손 안 대고 코풀기’ 식으로 자리를 마련하려하는 예비 후보들에 대한 거부감의 표출이다. 특히, 이홍주 전 특보의 경우, ‘이 전 총재가 교두보로 이홍주 전 특보를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어 초반 고전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홍주 전 특보에게는 이 전 총재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한편, 5.31 지방선거 서울시장 한나라당 경선을 위해 배수진을 치며 의원직을 내놓았던 맹형규 전 의원 또한 공천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경쟁 과열에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맹 전 의원이 재보선에 당선될 경우 사퇴한 의원이 같은 회기 내에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두 번 당선되는 초유의 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조순형, 정계복귀는 성북을에서 서울 성북을의 경우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이유로 17대 총선에서 역풍을 맞고 정계를 떠나 있던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가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지역이다. “17대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마지막 봉사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며 출마 의사를 밝힌 조 전 대표의 민주당 공천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 전 대표는 만일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한다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정계복귀에 강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성북을의 경우 민주당의 강세가 예측되고 있는 지역이기에 조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당선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에서는 조 전 대표에 견줄만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는 탓에 “조 전 대표의 정계복귀는 시간문제가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런 관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조 전 대표가 성북을 지역에 예비후보 등록한 것과 관련하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 전 대표가 “예비후보등록하고 공천을 받으려고 하고 있어 대표한테 알려준다며 전화를 걸어와 통화를 한 적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누구를 공천하느냐 하는 문제보다 가장 표를 많이 얻어 당선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가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해 당선될 경우 당 대표직을 놓고 한 대표와 조 전 대표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조 전 대표의 당 대표 복귀설이 벌써부터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민주당을 살리려고 온갖 힘을 다 쓰고 있는데, 좋은 분 같으면 모시고 와서 시켜야 하는 것이 내 할 도리”라며 “대표할 만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되면 안 된다고 내가 배척한다면 누가 나를 민주당 대표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 주겠느냐. 그러나 조 전 대표는 현재 공천을 받으려는 입장이다. 당 대표 복귀와 관련해서는 당선이 되고 난 후의 문제”라고 당을 위해서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부천 소사, 여야 핵심 대리전?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의 지역구였던 경기도 부천 소사는 경기도지사 지방선거만큼의 치열한 사전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경기도지사 지방선거 당시 뚜껑을 열어본 결과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열린우리당 진대제 후보를 큰 차이로 앞서며 승리하기는 했다. 그러나 선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두 후보 간 지지율 경쟁이 팽팽했던 것을 떠올려본다면 이번 재보선도 어느 쪽으로 더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한나라당 측 후보와 열린우리당 측 후보는 지방선거 후 여야의 당 지지율 변화를 측정하는 좋은 매개체가 되어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김문수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이자 경기도 공보관을 역임한 차명진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공천을 받게 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역시 공천 과정에 김문수 전 의원과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영향력이 작용한 데 대한 당내 거부감 때문에 “상황은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이다. 한나라당의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열린우리당에서 준비한 카드는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다. 인물로만 본다면 객관적으로 한나라당 공천 인사들에 비해 김 전 대변인이 파워게임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김 전 대변인이라고 할지라도 지방선거 이후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는 한나라당의 지지율과는 대조적인 열린우리당의 지지율로는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부천 소사 지역은 노무현 대통령과 손학규 경기지사 간의 대리전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강삼재, 마산갑에서 부활? 마지막으로 지난 2003년 9월 김영삼 정부 당시 안기부 예산을 선거자금으로 전용하며 이른바 ‘안풍사건’으로 정계를 은퇴했던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는 마산갑 지역이다. 마산갑 역시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초강세를 보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공천을 얻는다면 무난히 선거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강 전 사무총장의 한나라당 내 공천을 받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과 인터뷰를 한 밝혀지지 않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당내에 강 전 의원에게 빚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지금까지 당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지금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 강 전 의원을 공천하게 되면 다시 거꾸로 간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강 전 사무총장의 공천에 대한 거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 같은 의견은 한나라당 내 다수 의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위기다. 강 전 사무총장이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 되는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다. 당에서 송광수 전 검찰총장을 물망에 올리고 있기 때문에 송 전 총장이 출마 의사를 밝힐 경우 강 전 사무총장의 입지는 그만큼 더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마산갑 지역에 출마를 희망하는 인사들은 오승재 당 부대변인, 전수식 전 마산시 부시장, 박정성 전 해군제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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