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다카토시 일본 도쿄대 교수,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혀
자산가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조치를 취하는 것에는 상당한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토 다카토시 일본 도쿄대 교수는 1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저(低)인플레이션 하에서의 통화정책' 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토 교수는 "중앙은행은 자산가격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통화정책 자료로 활용해야 하지만 버블방지를 통화정책의 목포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가격 상승이 투기적 요인에 의한 '버블'인지 실질 경제성장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금리를 소폭 인상하는 것만으로 거품을 억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토 교수는 "버블이 특정 지역, 작은 부문에 국한된 상황이라면 금리인상을 통 한 버블방지 정책이 적절치 않다"며 "오히려 버블붕괴에도 금융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존 파우스트 존스홉킨스 대학 교수도 "보통 중앙은행은 버블 가능성이 판단될 때 금리를 인상하는 경우가 많지만 버블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 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금리인상을 통해 자산가격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식 서울대 교수는 "버블 여부가 확실하지 않거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클 때, 그리고 금리인상 효과가 불명확하거나 금융기관 건전성이 높을 때에는 자산가치 상승에 맞서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오찬 연설에서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뿐 아니라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에서도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향후 완전고용 달성이나 금융시스템 안정에 있어서도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이같은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압력 뿐만 아니라 시장으로부터도 독립돼야 한다"며 "필요시에는 시장을 선도하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다만 "한국은행은 여전히 물가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한은이 저(低) 인플레이션 유지를 위한 명목기준지표로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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