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녹아나온 학교 정수기
유해물질 녹아나온 학교 정수기
  • 문충용
  • 승인 2006.06.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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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수기‘악취’이유 있었네
사람 몸에 나쁜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한 정수기가 수도권 일부 학교들에 공급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발생시키는 정수기를 제조해 경기지역을 포함해 수도권 일대 초·중·고교에 대량으로 납품해 온 불법 정수기 생산업체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15일 무허가 정수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정수기를 학교 단체급수용으로 제조ㆍ납품해 온 혐의(먹는물관리법위반 및 음용수유해물혼입 등)로 S사 대표이사 이모씨(36)와 총괄사장 류모씨(39)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고양시 일산동구에 60여평 규모의 무허가 제조공장을 차린 후 용접기 등 제조용 장비를 갖다 놓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정수기를 제작해 수도권일대 초·중·고교 93곳에 모두 260대를 납품한 혐의다. 이들이 판 장수기는 시가 7억3천650원 상당의 가격이다. 또 이들은 정수탱크를 만들 때 공정이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19개교에 공급한 36개의 정수기를 제작하면서 관계규정을 어기고, 공업용 실리콘을 사용해 제작한 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 등은 200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고양시에 간이공장을 세워놓고 환경부 등 관련기관의 검사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만든 정수기 260대를 수도권 초중고 93개교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19개교에 공급된 38대는 정수탱크를 일부분만 용접한 뒤 테두리에 공업용 실리콘 접착제만 바른 상태로 유통돼 인체 유해물질인 ‘2-부탄온 옥심’이 녹아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2-부탄온 옥심’은 공업용 실리콘 등이 물과 접촉했을 때 화학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물질로 그대로 마실 경우 두통과 메스꺼움을 일으킨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수기가 설치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물에서 식초냄새와 함께 심한 악취가 나고 이물질도 나온다.’고 여러 차례 호소했으나 S사는 내부소독 만 한 것으로 드러나 학생들이 이 물을 2년 넘게 마셔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학교 측에 대당 50만원 내외의 커미션이 제공됐다는 S사 전 직원의 말에 따라 교직원들이 사전에 정수기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면서 “또 서울·경기 이외 지역에도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S사가 법령상 정해진 46개 항목의 품질검사와 사후관리계획 수립 등 신고 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제조한 불법 정수기가 설치된 학교의 명단을 교육인적자원부 등 관련부처와 교육청 등에 통보하고 이 업체 정수기를 학교에 소개시켜 주는 대가로 커미션을 챙긴 혐의로 중소기업중앙회 조리기계조합 관계자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공식 납품 업체들이 S사의 불법 정수기를 대당 270만원씩에 공급받은 뒤 일선 학교에 450만원씩에 납품하고 차액을 챙긴 혐의를 포착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정수기 제조업체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이들 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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