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세조종꾼, 호화도피 2년 만에 붙잡혀
증권시세조종꾼, 호화도피 2년 만에 붙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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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범죄합수단, 장기도피 시세조종 전문가 등 11명 검거
▲ 증권범죄합수단은 지금까지 장기도피 시세조종 전문가를 포함한 총 11명을 검거했다.ⓒ뉴시스

일명 시세조종‘꾼’으로 알려진 정모(33)씨는 2010년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언더웨어 제조업체 쌍방울에 대한 ‘작업’에 착수했다. 정씨는 같은 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총 823차례에 걸쳐 시세조종에 나섰지만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도피를 시작했다.

총 11건의 수배를 받고 있던 정씨의 도피는 사람들의 예상과는 달리, 고급 호텔 숙식에 골프까지 곁들어진 이른바 ‘호화 도피’였다. 그러나 2년여 동안 이어진 정씨의 도피생활은 증권사범 집중검거반이 통화내역 분석과 실시간 위치추적에 나서면서 지난 4월에 막을 내렸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지난 3월부터 증권사범 집중검거반을 편성‧운영해 장기도피 중이던 정씨를 포함한 시세조종 전문가 10명 등 총 11명을 검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중 정씨를 포함한 10명은 구속기소했고 나머지 1명은 불구속 수사 중이다.

합수단은 주가조작 사건의 경우 동일인이 같은 수법으로 재범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고 판단, 도피사범에 대한 검거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검거반을 꾸렸다.

검거반은 주가조작사범 수배자 중 주범격에 해당하고 재범 가능성이 높은 실사주 및 경영진, 시세조종 전문가 등을 ‘1차 검거 대상자’로 우선 선정하고 집중 추적을 시작했다.

220억원대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 시세조종에 나선 토자이홀딩스의 실질사주 하모(47)씨 역시 지난 4월 검거반의 의해 붙잡혔다. 하씨는 약 2년간의 도피생활 동안 수개월 간격으로 대포폰을 바꿔가며 사용했으며, 자신과 모습이 비슷한 동생의 신분증을 가지고 동생 행세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팀은 하씨를 검거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공범의 불법수익 은닉을 확인해 45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 밖에도 개인채무 변제를 위해 회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글로스텍 실질사주 주모(43)씨를 포함해 장기간 도피생활을 하던 시세조종 전문가와 실사주 등 주범급 사범들이 검거팀에 의해 차례로 검거되었다. 또한 검거팀이 운영되었다는 말에 심리적인 압박을 느껴 자수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합수단은 “장기도피사범 검거로 인해 ‘증권사범은 반드시 추적해 검거한다’는 메시지를 자본시장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검거반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증권사범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시사포커스 / 민경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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