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김민석, 野정계개편 중심축 되나?
민주당-김민석, 野정계개편 중심축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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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파 신당 구상과 접점…천정배 등 연대 가능성 제기
▲ 60년 정통 야당의 명맥을 지키겠다며 창당된 원외정당 민주당이 야권 정계개편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탈당파들이 민주당에 입당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천정배 의원 등과도 접촉하며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유재영 기자

야권의 본격적 정계개편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과거 ‘판 메이커’로 불렸던 김민석 전 의원에 대한 관심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동교동계 원조 486인 김민석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대법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김 전 의원은 지난 5년간 정치적 손발이 꽁꽁 묶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8월, 이제 곧 그는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된다. 야권의 신당창당 또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신당파의 대거 탈당이 예상되는 8-9월 시점과 절묘하게 맞물려 있는 것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원외 정당인 ‘민주당’(대표 강신성) 측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파, 김민석 전 의원이 다양한 함수 관계를 그리며 야권 정계개편의 중요한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세 넓히기 시동
‘민주당’이라는 당명을 가진 정당은 현재 서울 마포에 당사가 위치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김한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합당하면서 당명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바뀌자, 60년 정통 야당을 살리겠다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선관위에 등록한 정당이다. 이름이 민주당이긴 하지만, 원내 의석을 갖진 못한 원외 정당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당명 자체와 60년 정통 야당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에 담겨 있듯, 민주당은 동교동계 정치인들과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남 비주류를 중심으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신당 창당 움직임도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과 ‘민주당’의 연결고리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민주당 강신성 대표는 최근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정대철, 권노갑 등 주요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신당창당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정균환 전 의원을 고리고 민주당과 천정배 의원이 연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천정배 의원 역시 지난 5월 말 “창당하려면 자금과 조직이 필요한데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며 “내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단번에 기호 4번이 되는데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 또한 민주당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음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지난 29일 새정치민주연합 2차 집단 탈당에 나섰던 영남지역 당원들의 행보 또한 주목된다. ‘민주당’이 호남 중심 원외 탈당파들로 구성됐다는 지역적 한계성을 보란 듯이 깨버린 것.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 후보로 나섰던 안선미(42) 씨 등 무려 115명이 경북도당에 탈당서를 제출하고 민주당에 입당했다. 민주당에 입당할 때는 함께 탈당한 당원 및 지지자까지 더해 214명으로 불어났다.

한 명의 당원도 아쉬운 경북지역에서 집단 탈당이라니,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충격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결코 가벼운 의미가 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아울러, 지금껏 정치권의 관심 밖에 있었던 민주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주목해서 봐야할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는 현재 비노-비주류를 중심으로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세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탈당을 결행하기까지는 다양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수많은 고민들 중 가장 현실적인 것은 바로, ‘집 떠나 어디를 가느냐’ 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집 나가봐야 춥고 배고프기만 할 것이라는 걱정이 떠나려는 마음의 발길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집 나와서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막대한 인력과 자본, 시간이 필요한 일을 누구 하나 선뜻 주도적으로 깃발을 들고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새로운 둥지가 될 만한 조건이 갖춰져 있는 민주당은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분열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민주당은 이미 중앙당까지 창당돼 있는 상태여서 자금, 인원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탈당파들의 신당 창당 구상에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진 / 유재영 기자

◆영남지역 집단탈당, 그리고 민주당行
안선미 씨는 29일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연은 국민과 국가를 위한 정책생산은 고민하지 않고 저열하고 이기적인 계파싸움으로 곪고 병들어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며 “그 결과 각종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고 있으나 진정한 반성과 책임도 없이 기득권 지키기에만 연연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안 씨는 그러면서 “시민들은 수권능력 없는 무기력한 제1야당을 비토하며 제대로 된 야당이 나타나길 열망하고 있다”며 “국민을 위해 합리적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할 새로운 정치세력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새정연을 탈당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정연을 떠나 60년 역사의 정통 야당인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으로 야권 재편의 큰 흐름에 동참하고자 한다”면서 “민주당의 혁신적 중도개혁노선에 동참해 지역과 정치 발전을 위해 전력투구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도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안선미 씨를 포함한 100여명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제1야당으로서 정치개혁을 주도해야 할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만을 안겨줄 뿐”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심지어 얼마 전에는 시급한 민생법안을 뒤로한 채 10월 재보선을 무마시키는 법안을 긴급 상정시켜 통과시켰다”며 “이는 10월 재보선에 승리를 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절박감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각계각층의 뜻있는 인재들과 세력들이 계속적으로 민주당과 함께 할 예정”이라며 “민주당은 힘과 지혜를 모아 국민이 바라는 야권재편과 정치개혁에 중요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또, 잇따라 낸 논평에서 “작지만 의미 깊은 오늘의 입당으로 나비효과가 시작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야권재편의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민석 “민주당, 야권재편 등대 되길”
한편, 민주당과 김민석 전 의원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이 민주당의 물밑 조력자로 알려져 있는 이유에서다. 그런 그가 8월이면 5년간 묶여 있던 피선거권이 회복되면서 다시 정치적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도 커져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의원과 민주당이 야권의 정계개편 움직임과 맞물려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김민석 전 의원은 지난 1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주당 역할과 관련해 “야권 재편 논의 과정의 등대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창당에 깊숙이 관여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새정치연합이 만들어질 때 주변 사람들이 민주당이란 이름이 사라지는 걸 안타까워했다”며 “사람들이 민주당을 정통 야당의 상징이라고 보는 것 아닌가. 민주당은 이름이기도 하고, 상징이기도 하고, 정통성-기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란 귀한 이름을 잘 보존하자는 충심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당원 5000명을 모으고, 당비 10만원씩 내는 게 쉽지 않다. 나도 박물관 하는 기분으로, 아니면 민주당 기념사업회 하는 기분으로 잘 살리면 좋지 않으냐고 창당을 권했다”고 밝혔다.

▲ 야권의 판 메이커로 불리는 김민석 전 의원이 민주당 창당에 상당한 역할을 했고, 지속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8월 중순 피선거권이 회복됨에 따라 본격적 정치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 유재영 기자

민주당 참여 인사들과 관련해서는 “DJ 때부터 같이했던 선량한 야당 당원들”이라며 “전면에 나서서 정치를 하거나 당직을 갖진 않았지만 민주당이란 이름에 무한 애정이 있는 분들로, 중소기업 하는 사람들이 많고 노선은 전형적인 중도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명과 관련해서는 “아마 최초의 100년 정당이 될 것”이라며 “당헌에 민주당이란 이름을 바꿀 수 없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란 가치를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이름을 바꾸려는 합당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한 건데, 선거 때 이합집산하는 정당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8월 중순 피선거권을 회복하게 되면, 정치를 다시 시작할 것인지 묻는 질문엔 “정치는 하고 싶다고 하고 절대 안 한다고 해서 안 하게 되는 게 아니잖느냐”며 “내가 꼭 정치를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내가 안 하면 안 된다 하는 필요성을 느낄 때, 그런 느낌을 온몸으로 느낄 때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이 그때라고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들기도 한다. 뭘 좀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야당을 했던 사람으로서 아주 솔직한 심정은 야당은 혁신 갖곤 안 된다, 혁명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야당을 보고 있으면 분노가 인다”고 덧붙여 말했다.

야당이 현재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중도냐 진보냐는 쓸데없는 말장난”이라며 “이미 중도개혁이란 공감대가 있는데 유능하지도, 확실하지도 못하니 문제다. ‘이름은 민주당, 가치는 합리적 개혁과 중도개혁, 사람은 포괄적으로’란 공감대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중도를 못하거나 진보를 못해서 이 모양이 됐다고 보지 않는다. 강력하고 유능한 리더를 배출하지 못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덧붙여 ‘내년 20대 총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의 틀이나 판을 바꿔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많이 해봤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그러면서 “개인적인 출마 여부는 별로 고민 안 한다”며 “그것보다 누가 집권하든 큰 문제없이 국가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정치 통합의 틀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일이 너무 힘들어 두세 번 하고 못하겠다고 할 정도로 하중이 있는 정치, 일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비교적 소박하게 일하게 하는 정치의 틀과 판을 바꾸는 걸 해보면 좋겠다는 욕구는 굉장히 강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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