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격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요인 중 가장 배점이 큰 가격 부문에서 이미 선두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금호그룹은 또 비가격 요인 및 감점요인에서도 무난한 점수를 획득,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 금호, 가격으로 승부 = 자산관리공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최종 입찰에 참가한 5개 컨소시엄 중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써내 자산관리공사와 채권단을 흡족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비밀준수협약에 따라 입찰금액이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금호그룹은 채권단이 보유한 72.1% 전부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6조6천억원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과 프라임산업, 유진기업, 삼환기업 등은 채권단 지분 전부를 인수하겠 다고 하지는 않았으나 전부를 인수하는 것으로 환산할 경우 인수금액은 각각 6조4천 억원, 6조1천억원, 6조원, 5조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앞서 배포한 '구조조정기업 매각 방향'이라는 자료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100점 만점에 가격 배점에 67~75점을 부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격부분은 인수가격과 대금지급방법으로 나뉜다.
대금지급 방법에는 지급수단 및 지급시기가 포함된다.
◇ 비가격.감점 부문도 무난 = 금호그룹은 최근 구조조정 기업 매각 과정에서 강화된 비가격 배점 및 감점 부문에서도 여타 컨소시엄에 대해 양호한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식회계.주가조작.조세포탈 등 위법행위로 사회.경제적 문제를 초래한 기업에 대해 10점이내에서 감점이 가능하다는 새 조항에서 상대적인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의 경우 높은 가격으로 수위권에 올랐지만 총수 일가의 분식회계와 횡령 사실이 반영된 도덕성 평가부문에서 감점을 받아 합격선(?)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감점기준 때문에 인수전에 아예 참여하지 않은 회사들까지 감안하면 반사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은 비가격부문에서도 무난한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가격 부문의 배점비율은 100점 만점에 25~33점으로 자금조달 능력, 노사관계 안정 등 경영 능력 및 발전 가능성, 정부 승인 및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등을 포함한 매각성사 가능성이 반영된다.
자산관리공사는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인수 참여업체가 제시한 인수 가격과 선정기준별 배점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특혜 논란 가라앉기 어려울 듯 = 사상초유의 구조조정 기업 매각이 이뤄지면서 금호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끊임없이 구설수에 휘말릴 전망이다.
우선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자회사인 대우증권을 통해 금호그룹 컨소시엄에 1천500억원을 투자하고 자산관리공사가 수시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기준을 바꾼 점 등을 금호그룹 밀어주기의 예로 들고 있다.
노조는 또 대우건설을 출자총액제한제도 적용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하도록 한 것도 대기업, 특히 금호그룹에 유리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수전 초반에는 주식 매각 규모가 당초 50%+1주에서 72.1%로 늘어나면서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을 노골적으로 밀어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대우건설 매각 기준에 분식회계, 주가조작, 조세 포탈 등 위법 부당행위가 있는 컨소시엄에 대해 '감점제(최고 10점)'를 적용키로 하자 이번에는 대기업에 불리한 조항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이밖에 본입찰 안내서에 '500억원 이상 기업인수.합병(M&A) 경험'과 '건설업체 보유 여부'가 경영능력 평가 요소에 포함된 것을 두고 일부 인수희망업체들이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이 다시 한번 제기되기도 했다.
공적자금관리 위원회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발표도 정해진 시점을 넘기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