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전날 술은 마셨지만 알코올 농도 수치는 낮아

지난 4일 지하철 7호선 상계역 인근 하천으로 추락한 시내버스의 사고원인은 운전기사의 지병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노원 경찰서는 버스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 버스 운전기사 허모(52)씨가 사고 직전 정신을 잃고 핸들 위로 쓰러지는 영상이 찍혀있다고 5일 밝혔다.
허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앓고 있던 빈혈 때문에 순간 앞이 깜깜해지는 바람에 우회전 하지 못하고 직진을 했다”고 진술했다.
허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측정한 경찰은 “허씨가 사고 전날 술을 마셨다고 해 음주 운전을 한 것은 맞지만 사고 당시 허씨의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는 훈방 조치에 해당하는 0.032%로 낮아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허씨가 지병인 빈혈로 인해 쓰러진 것이 이번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마크 없이 그대로 하천으로 떨어진 것으로 볼 때 허씨가 정신을 잠시 잃었던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당고개역에서 청량리 방면으로 향하던 버스가 우회전 하지 못하고 직진하면서 도로를 이탈, 인도 가드레일을 뚫고 그대로 하천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운전기사인 허씨를 포함한 승객 14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고를 낸 허씨를 교통사고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할 계획이다. [시사포커스 / 민경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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