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포구 당인동 15-3번지에 위치한 당인동 부군당이 위태로운 모습으로 주택가 사이에 서 있다.
당인동 부군당은 1954년 당인리 발전소 건설로 당인동 한강변 부지에서 현 위치로 이전됐다. 당인동 부군당은 지역 주민들의 부와 수상안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곳으로 지역민들에게는 문화재 수준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
하지만 현재 손수레 통행도 어려운 협소한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건물 또한 낡고 허물어져 손상 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당인리 발전소가 지하로 건설이 확정됨에 따라 당인동 부군당을 다시 원위치에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전이나 안전대책 없이 이대로 부군당을 방치해 붕괴될 경우 소중한 지역 문화재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양 옆에 자리한 주택 두 채도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염려된다.

◆부군당 안전대책 있나?
현재 당인동 부군당은 건물이 낡고 허물어지기 시작해 육안으로 보기에도 위태로워 보인다. 만약 부군당이 무너질 경우 문화재 소실과 주변 주택 피해까지도 예상된다.
하지만 당인동 부군당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마포구청 문화재 관리 담당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해마다 부군당 행사지원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당인동 부군당과 관련해 안전대책은 따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관찰은 하고 있으며 당인동 부군당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계속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포문화원 측 담당자 또한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행사와 관련된 관리와 소통은 문화원 소관이지만 실제적 건물 관리와 책임은 구청과 부군당 보존회 측이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인동부군당보존회 회장의 사망으로 부군당이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얼마 전 새로운 회장이 선출 돼 재정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당인동 부군당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재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구청 담당부서, 마포문화원, 부군당보존회 모두 제대로 된 관리를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부군당 원위치 이전은 불가능한가?
당인동 부군당은 당인리 발전소 건설과 함께 현재 위치한 마포구 당인동 15-3번지로 이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발전소가 지하로 건설이 확정 났음에도 불구하고 원위치 이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마포구청 담당자는 "부군당 이전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타부서들과 접촉 중에 있다"며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산과 행정 절차상 현재까지 진행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마포문화원 측은 일전에 부군당 이전을 추진한 바 있으나 당시 부군당 관리자들과 제례를 진행하는 무속인들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부군당 이전과 관련해서는 제례행사와 보존 등의 예민한 문제와 엮여있어 현재는 이전 관련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부군당 문화재 지정은 안되나?
현재 당인동 부군당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당인동 부군당의 의미는 대단하다. 이에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문화재 등재와 관련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마포구청 담당자는 이 같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문화재 지정은 소유주나 관리자의 신청이 먼저 진행되어야 하지만 현재까지 신청된 사항이 한건도 없다”고 전했다. 더불어 "문화재 지정 신청이 되면 직접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관련부서로 이관하는 업무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화재 신청과 관련해 마포문화원과 보존회 측 또한 크게 신경 쓰고 있지 못한 눈치다. 문화원 측은 행사 이외에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고 보존회 측은 현재까지 제대로 재정비가 안 된 상황이다.
이처럼 당인동 부군당은 마포 지역에 많은 의미를 담은 준 문화재에 해당됨에도 제대로 된 행정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군당은 마포 지역주민들의 부와 수상안전을 위해 제를 드리는 곳으로 동네 주민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또 문화도시를 내세우는 마포구의 행정목적에도 이바지하는 지역문화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마포의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구청, 문화원, 보존회 중 어디든 나서 책임감 있는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