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울렁 멀미 예방법
멀미는 버스나 배와 같은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속이 메슥거리면서 구토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멀미는 인류가 수레나 배와 같은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시작한 이래 함께 해 왔다. 멀미에 대한 기록은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멀미는 차를 탈 때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옛날에는 가마를 탈 때 가마멀미로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또 놀이 공원에 가면 빙글빙글 도는 기구들이 많은데 이것을 타다가 어지러워서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속이 메슥거리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일종의 멀미라고 할 수 있다.
멀미는 대개의 경우 사소한 일로 생각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심한 경우 버스를 타기만 하면 예외 없이 멀미를 하고 택시를 5분만 타도 멀미를 하는 바람에 평상시의 활동에도 제약을 많이 받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여행이라면 기겁을 하게 되고 피치 못하게 단체로 버스 여행이라도 하면 멀미에 시달리느라 남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배를 오래 타면 인체가 거기에 적응한다고 한다. 처음 배를 탈 때는 멀미가 심하지만 자주 타다 보면 배의 움직임에 적응해서 멀미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교통 수단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교통 수단에는 적응이 되어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비행기나 배 등 평소에 경험하지 않던 움직임을 겪으면 멀미를 일으키게 된다.
멀미를 잘 하는 사람은 몸이 약하다든지 용감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로마의 장군이었던 줄리어스 시저나 트라팔가르 해전으로 유명한 넬슨 제독도 배멀미에 약했다고 한다. 또 영화로도 유명한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터키를 공격하기 위해 사막에서 진군할 때 낙타 위에서 멀미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용맹성을 생각할 때 용감한 것과 멀미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멀미의 증상으로는 메슥거림과 구토가 가장 흔하고 졸음 무기력 두통 어지러움 침이 나오고 배가 아픈 것, 창백해지는 것, 땀이 나는 현상, 한숨이나 하품이 나는 현상 등이 나타난다.
유독 멀미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민감하다. 나이에 따라 비교해 보면 흥미롭게도 2세 이하의 영아들은 일반적으로 멀미를 잘 하지 않는다. 갓난 아이 때는 누워 있던가 안겨 있는 때가 많고 자기가 평형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세반고리관의 발달이 활발하지 않다. 세반고리관의 발달이 활발해지는 것은 1-3세쯤으로 그와 동시에 차멀미도 많아지며 세반고리관이 무척 예민한 아기도 있어서 극단적인 예로 심하게 흔들면 멀미를 하는 아기도 있다. 멀미에 가장 민감한 나이는 2세에서 12세까지고 성인이 되면서 멀미를 하는 횟수가 점차 줄어 50세가 넘으면 멀미를 거의 하지 않는다.
차를 타게 되는 경우 우선 편안한 자세를 취하게 되면 멀미를 덜하게 된다. 멀미를 덜하는 자세는 눕는 자세이다. 뒤로 젖혀지는 의자나 승용차의 뒷자석에 차의 진행방향과 몸의 길이가 평행이 되도록눕는 것이 좋다. 누워서 베개를 베는 자세나 엎드려 있는 자세는 멀미를 쉽게 불러오므로 피한다. 좌석의 위치도 중요한데 상하 동요가 적은 자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버스의 경우 앞뒤바퀴의 중간쯤 보통의 승용차라면 조수석이 좋다. 멀미를 줄이기 위해 되도록 흔들림이 적은 장소(비행기는 날개 사이, 배는 중간 차는 앞좌석)에 앉는 것이 좋다. 공복도 좋지 않고 포만도 좋지 않으므로 배를 타기 전에는 음식을 적게 먹는다. 각성제(술 커피 담배 등)를 먹지 말며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고 자극이 있는 음식 냄새가 나거나 더운 기운이 드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멀미를 예방하기 위하여는 약을 복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멀미약은 예방 효과가 있을 뿐 이미 멀미를 하고 있다면 멀미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
약으로는 스코폴라민이 있는데 먹는 방법과 피부에 붙여 천천히 흡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피부를 통한 흡수는 흡수에 6∼7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여행을 하고자 하는 전날 밤에 붙여야 한다. 약효는 3일 동안 지속되므로 장기간에 걸친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부작용으로는 입이 마르고 졸리고 시야가 흐리고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의식이 흐려질 위험 등이 있다. 또 약을 붙인 손으로 눈을 만지면 손에 묻은 약이 눈에 들어가 눈동자가 커지고 시야가 흐릿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먹는 약으로는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물약이나 알약들이 많다. 이런 먹는 약들은 작용 시간을 고려하여 여행을 시작하기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천 년을 앞둔 현재 인류는 새로운 탈것들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멀미는 교통 수단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다음 세대인 청소년들은 우주선에서의 멀미를 경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큰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 류병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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