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놓고 유·무선 음성통화 무제한을 전면에 내세워 해당 요금제를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요금제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끼상품’에 가깝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TV광고나 서비스센터 안내전화로는 3사 모두 유·무선 통화 무제한이라는 단어만 사용한다. 하지만 대표전화나 영상통화는 별도의 50~300분의 기타통화로 주어지며 해당 시간을 모두 소진시 통화 요금이 별도로 부과된다.
또 통신 3사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당시 ‘경쟁’을 통해 요금 인하 개념으로 해당 삼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현재까지도 통신 사업자들과 정부는 요금-서비스 경쟁으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고 통신요금 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분기 통신 3사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이 모든 것이 잘못된 평가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적 악화를 우려하던 통신사들의 ARPU는 증가했고, 소비자들의 요금은 더욱 인상됐기 때문이다.
◆꼼수 덩어리 ‘데이터 선택 요금제’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 선택 요금제 출시 전부터 수많은 꼼수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먼저 모든 요금제에 부가세 항목을 삭제하고 광고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광고에서는 2만원대 저렴한 요금제란 걸 앞세워 광고한다. 하지만 실제로 2만9900원 요금제의 경우 부과세 10%를 더해보면 2만원대 요금제가 아닌 3만3000원에 가까운 3만원대 요금제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 경우에는 더 많은 꼼수가 숨어있다. 통신 3사는 하나같이 약속이나 한 듯 유·무선 통화 무제한이란 말을 앞세워 사용자 수준에 맞는 데이터만 선택해서 사용하라고 광고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비밀들이 감춰져 있다.
이는 바로 유·무선 통화 무제한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사포커스>가 3사 고객센터에 확인 해 본 결과 유·무선 통화 무제한은 모바일과 집전화에만 해당된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대표전화와 영상통화, 안심번호 등으로 전화를 걸 경우에는 기존에 주어지는 기타통화 30~300분 시간 소진 이후부터 별도의 요금이 부과된다는 뜻이다.
결국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별도의 통화요금을 다 받겠다는 것이다. 만약 2만9900원짜리 요금제를 사용 할 경우 주어지는 기타통화 제공 시간은 30분이다. 아무리 모바일과 집 전화는 무제한이라고 하지만 그 외에 통화시간을 30분 이내로 맞추기는 결코 쉽지 않다. 혹 직장인이거나 대표번호로 이용이 많은 고객들은 고스란히 통화요금을 다 내고 사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사용하려면 상위 요금제를 선택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KT의 경우 4만9900원 요금제 까지는 기타통화를 30분만 제공한다. 하지만 5만9900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 할 경우 기타통화를 200분 제공하고 있다. 결국 6만원대 이상을 부담해야 전화와 데이터를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는 곧 돈을 많이 내면 많이 사용하게 해주겠다는 꼼수 요금제에 불과하다.
특히 택배기사와 택시기사의 경우에는 더한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해당 직업군을 가진 경우에는 전화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많다보니 조금 비싸더라도 무제한 요금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택배기사들이 사용하는 050 안심번호는 무제한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기타통화에 해당한다.
대부분 택배기사들은 고객 개인 번호의 외부 노출을 막기 위해 고객의 실제 전화번호 대신 050으로 시작하는 가상 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050 가상번호를 ‘유·무선 무제한’에 해당되지 않는 기타통화를 분류하고 있어 결국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별도로 통화 요금이 추가적으로 부과되는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각각 ‘050 추가 300분’, ‘050 안심 300분’ 상품을 출시했다. 월정액 3000원에 매달 ‘050 통화, 300분’을 무료로 제공해 주는 부가 서비스이다.
그러나 택배기사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택배기사들 설명에 의하면 300분을 받아봤자 5시간에 불과한데 이는 주말을 제외한 평일만 사용한다고 계산해도 하루 15분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결국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통사들의 철저한 계산이 담겨있는 꼼수 요금제에 가깝다. 만약 정말 해당 요금제가 필요하다면 꼼꼼히 계산 한 후 이용하는 것이 개인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다.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격↑ 제공혜택↓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출시되고 통신 3사는 해당 요금제에 대해 기존에 제공하던 요금제 할인을 없앴다. 통신사 측은 선할인 된 요금제라 이중 할인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의 정보는 이용자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각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요금제 기준을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물론 요금제 할인 혜택이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통화량이 많고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이용자들의 경우에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변경하더라도 조금 유리 하다. 하지만 그 반대인 이용자의 경우는 꼼꼼히 계산을 해보고 넘어가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
또 데이터 선택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5만원대 이하 요금제에서 데이터 제공량이 기존의 제공량보다 더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을 살펴보면 기존 34요금제에서는 2년 약정 시 부가세를 포함해 2만9260원을 내면 800MB를 제공했지만 밴드데이터 요금제에서는 3만2890원에 300MB 제공으로 줄어들었다. KT 역시 기존의 순모두다올레는 3만800원을 내면 750MB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서는 3만2890원에 300MB만 제공한다. 또 상위 요금제에서도 0.5GB씩 데이터를 줄여 요금은 올랐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유·무선 무제한을 미끼로 데이터 제공량은 줄인 것인데 최근 들어 음성통화 보다는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이런 요금제 측정은 상위 요금제로 이동을 부추기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이처럼 휴대폰 요금의 중요도가 음성에서 데이터로 넘어가면서 통신 3사 역시 ‘데이터 선택요금제’를 출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통신 3사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 할 당시 ‘경쟁’을 통해 요금 인하 개념이라며 실적 저하를 우려했다. 정부도 요금-서비스 경쟁으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나고 있다며 통신요금 인하가 300만명을 대상을 7000억원 정도 절감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로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사용 할 경우 소비자가 누리는 혜택이 늘어났는지는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내가 사용하는 패턴에 비해 손해가 될 수 있다면 기존의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모든 요금제는 사실 이용자들의 편의보다는 철저한 계산아래 출시되는 것들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눈에 띄는 혜택에 현혹되기 보다는 실제 내 사용량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모바일 요금제 사용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남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