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엔지니어링, 한인수 전 대표 또 추가 고소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참엔지니어링은 지난 13일 한 전 대표와 윤 전 감사를 총 56억원의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한 전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임원 6명은 이미 지난달 17일 12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에 따라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 MG손해보험과 ‘배임성’ 계약체결 의혹
참엔지니어링은 이번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한 전 대표 등이 54억5000만원 규모의 배임과 1억5000만원 규모의 횡령을 저질러 회사에 총 56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먼저 한 전 대표가 차명으로 보유한 진코퍼레이션이 가지고 있던 신한기계 주식 9만 5000주를 MG손해보험에 파는 과정에서 ‘배임성’ 옵션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전 대표가 MG손해보험에 신한기계 주식을 매각하면서 진코퍼레이션과 전혀 관련이 없는 참엔지니어링에게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옵션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참엔지니어링 측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배임성 옵션계약으로 36여억원의 현금을 조달했다. 현재 MG손해보험이 폐업 처리된 진코퍼레이션을 대신해 참엔지니어링을 상대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참엔지니어링은 MG손해보험측에 지분 매각 대금 36억원과 함께 연간 8%이자상당액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진코퍼레이션은 참엔지니어링의 물품구매를 대행하는 업체로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욱 전 대표 취임 이후 참엔지니어링과의 관계가 정리됐고 현재는 폐업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전 대표의 배임성 옵션계약에 따라 MG손해보험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참엔지니어링은 이에 해당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다만 MG손해보험 측도 옵션계약 체결 당시 참엔지니어링과 진코퍼레이션의 관계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당시 참엔지니어링의 대표로 있었던 한 전 대표의 보유 지분이라는 것만 고려했다는 점, 참엔지니어링 측 채무 이행능력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계약상의 귀책사유에 대한 해명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 처남회사 살리려고 회삿돈 18억 지출
또 한 전 대표는 처남 소유의 이지닉스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고가 매수 및 대위변제를 진행해 회사에 18억여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참엔지니어링은 2011년 LED사업 투자 명목으로 이지닉스 지분 2만9640주를 취득했다. 문제는 당시 이지닉스 주당 가격을 4만3000원으로 책정해 주식을 매입한 것이다. 매입 당시 회사의 김모 대표가 이지닉스 지분을 한 주당 1만4080원에 취득한 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한 전 대표의 고가 매수 지시로 회사는 8억5700만원의 피해를 입은 셈이다. 게다가 2011년 한 전 대표는 처남 친구 명의로 된 이지닉스 주식을 매수하게 만들어 4억을, 이지닉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도록 해 4억5000만원의 손실을 회사에 입혔다.
게다가 한 전 대표는 2013년 참엔지니어링이 이지닉스의 물품대금 채무 5억원 상당을 대위변제 하도록 하면서도 이후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 개인 변호사 비용도 회삿돈으로
참엔지니어링은 고소장을 통해 한 전 대표와 윤 전 감사의 횡령 혐의도 지적했다. 두 사람이 지난 1월 본인들의 배임‧횡령 혐의에 대한 법률자문 계약을 태평양법무법인과 체결하면서 해당 계약은 개인의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 비용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으로 이면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는 회삿돈으로 변호사비 1억5000만원을 지출했다.
당시 참엔지니어링이 태평양법무법인과 체결한 법률 자문 관련 약정서에 따르면 자문용역 내용으로 거래소 거래정지에 관한 법률 자문과 회사 운영관련 법률 자문 등으로 한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 이면계약서에는 업무상 횡령 사건에 대한 본인들의 법률자문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임원 6인 배임‧횡령 혐의 기소사태
앞서 지난달 20일 참엔지니어링은 한 전 회장을 비롯 최종욱, 김성록, 윤영은, 윤점복, 한준호 등 자사 전·현직 임원 6명이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횡령 규모는 참엔지니어링의 자기자본대비 15.43% 수준인 120억6752만4030원으로 추산됐다.
이날 참엔지니어링은 “횡령금액은 과거 발생된 비용으로 현재의 재무현황에 미치는 영향은 없고 재판진행에 따라 횡령금액 반환청구를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 “전 경영진의 배임혐의 발생과 관련하여 유가증권시장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으로 결정돼 현재 매매거래 정지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전 회장의 횡령‧배임혐의는 지난해 말 참엔지니어링의 현 대표인 최종욱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검찰 고발을 통해 드러났다.
당시 임직원들은 고발장을 통해 한 회장이 차명 회사 설립 후 이익을 편취하거나 일감몰아주기로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올린 정황, 처남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투자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정황, 서울 강남 소재 고급 아파트를 직원기숙사로 등재한 다음 가족들과 개인적으로 사용한 정황, 직원 가족 명의를 도용해 회사의 직원으로 등재한 다음 급여를 중간에 가로챈 정황, 특정 직원에게 거액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한 후 편취한 정황 등을 지적했다. 또한 공장 신축과정에서 공사비용을 부풀리고 허위로 구매비용을 청구해 회사돈을 빼돌린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지난 5월 검찰이 공소 제기한 사항을 살펴보면 참엔지니어링 자금 자체횡령 명목 10억9699만30원, 관련업체 이용 횡령 명목 109억7053만4000원으로 총 120억6752만4030원이 횡령‧배임으로 빼돌려졌다. 이외에도 임직원들은 한 전 회장이 지난해 8월 시작된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금탈루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세무조사 담당직원에게 자비 3000만원에 회삿돈 2000만원을 보태 총 5000만원을 건네는 등 세금탈루 혐의를 무마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 한인수, 왜 최종욱 고소했나
이처럼 코너에 몰린 한 전 회장이 자신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한 당시 현직 대표였던 최종욱 씨를 횡령 공모 혐의와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 하면서 전-현직 대표의 진흙탕 고소전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참엔지니어링 측은 “앞서 최종욱 대표 등이 한인수 전 회장을 고발했던 지난해 12월이나 적어도 주총 표대결을 앞두던 지난 3월에 (최 대표를)고발했어야 맞지 않겠느냐”며 “굳이 무리한 고발을 거래재개심사 시점에 맞춰 남발한 것은 최종욱 대표에게 거래재개 불발의 책임울 돌려 비난 여론을 형성하고 횡령·배임 반환에 대한 합의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참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한 전 회장은 거래소의 거래재개 심사를 2주 앞둔 지난 5월 초 자신의 횡령을 시인하면서 동시에 최종욱 대표가 횡령을 공모했다며 맞고발했다. 당초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20일 참엔지니어링의 거래재개 여부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한 전 회장의 맞고발로 내년 4월 30일까지 거래정지를 1년여간 연장했다.
◆ 최종욱,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한 전 대표의 맞고발에도 최 전 대표는 한 전 회장이 지적한 혐의에 대해 떳떳하다는 입장이다. 최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발사항에 대해 조속히 검찰 조사를 받아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히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거래재개를 위한 재심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 전 대표는 한인수 전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즉시 자진 사임했다. 참엔지니어링이 내년 4월3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것과 관련해 자신의 검찰 기소로 또 다시 상장폐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참엔지니어링은 검찰이 전‧현직 임원을 기소한지 4일 뒤 김광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마취심도와 3D 금속프린터 등의 신제품을 개발했다.
참엔지니어링은 과거 현대전자 등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일했던 한 전 회장이 2000년 설립한 회사다. 현재 레이저리페어 장비 시장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를 포함해 중국 BOE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2011년에는 2004억원의 최대 연 매출을 달성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11년 이후부터는 디스플레이 업황 침체로 사업 부진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2011년 2114억원 매출을 냈지만, 2012년 989억원으로 반토막났고 2013년 1359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339억원으로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
다만 대표교체 등 자구책 마련으로 다시 회복 흐름을 띄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2.33% 증가한 73억원을 달성했고, 매출도 59.03% 증가한 412억원, 당기순이익 역시 228.79% 오른 45억원을 기록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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