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北도발 두고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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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자제” - 中 “전승절 영향 전전긍긍”…정세 악화 반대엔 공감대
▲ 미 국방부는“미국은 한반도의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한국 방어와 안보 공약은 확고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북한의 포격도발을 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반응이 양분됐다. 미국과 일본은 이번 도발 주체인 북한에 대해 자제할 것을 촉구했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도발 주체에 관심을 갖기보단 현재 남북간 긴장 상황만을 두고 양측이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 美‧日 “북한 자제 촉구” 한 목소리
 
최근 북한이 지뢰도발을 한 데 이어 포격도발에 이르기까지 긴장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은 전날 국무부와 국방부가 나서 북한에 도발적인 언행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이 발포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한반도 상황을 긴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비 대변인은 “이런 도발행동은 한반도 긴장만 높일 뿐”이라며 “북한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언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동맹인 한국의 방어와 안보를 확고하게 책임질 것이다. 한국정부와 계속 긴밀하게 공조해나갈 것”이라고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미 국방부도 빌 어반 공보장교 성명을 통해 “미국은 한반도의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한국 방어와 안보 공약은 확고하다”고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미 국방부는 또 “우리는 주한미군과 그 가족들의 안녕을 확보하기 위해 신중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일본도 이번 북한의 포격도발과 관련해 21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과 한국 사이에서 발생한 포격과 관련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와 같은 도발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도 기자회견에서 “한국, 미국과 연계하며 북한에 확실하게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은 한목소리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주체로서의 북한에 책임을 물으면서도 특히 한국정부가 AIIB 가입, 전승절 참석 등 실리를 구실로 친중 행보를 띠는 데 대해 거리감을 느끼던 미국이 이번 안보사안을 통해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여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본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 문제로 소원해진 한일관계도 북한의 도발로 인해 한미일 안보공조 차원에서 부득이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아베 총리가 ‘진정성 없는’ 반성을 했음에도 이번 광복절 축사에서 박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여지를 남긴 것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한일간 과거사 갈등 문제로 한미일 안보라인에 틈이 벌어지고 경제적 실리와 과거사 입장을 고려해 한국이 급격히 중국에 기울어 아시아 질서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균형추가 쏠리는 결과를 미국이 결코 바라지 않는단 점에서 큰 변수가 없는 한 앞으로의 한일관계 정상화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 중‧러 “남북 모두 자제하길”
▲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는“남북 다 자제하길 바란다. 대립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분쟁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어느 측이든 일방적 도발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뉴시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오랜 기간 북한의 우방으로 자리매김했던 특수한 관계상 북한을 일방적으로 규탄하기보다 과거와 다른 냉전 이후 한중‧한러 관계도 고려해 남북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는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특히 동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갈등을 빚은 러시아와 G2로 부상하며 우선 아시아에서의 패권 지위를 되찾고자 하는 중국이 미국의 세계 질서에 도전해 반미공동전선을 형성하면서 전날 동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연합훈련을 펼치는 등 역대 최고의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반미를 기치로 세운 북한에 대해서도 한 중‧러가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은 한국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라는 민감한 외교 사안을 앞두고 한국을 가급적 자극하는 모양새를 피하려는 의도에선지 러시아와 달리 전날 북한 포격도발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이날 주한 중국대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입장을 표했다.
 
그렇다고 해도 한중관계가 어느 때보다 가깝고 그간 악화일로였던 북중관계는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여전히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며 북한의 도발 책임보단 한반도 정세 악화에만 관심을 두고 있단 부분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입장은 추궈홍 주한중국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날 성남상공회의소 강당에서 열린 ‘한중 경제협력 강화 및 양국관계 발전전략’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견해를 묻자 “남북 다 자제하길 바란다. 대립하지 말고 대화를 통해 분쟁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어느 측이든 일방적 도발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다. 남북 양국이 대화와 협력을 통해 자주적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대사는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선 “극단적 방식을 통해 통일을 실현하면 희생이 크고 주변 국가로부터 인정받기 어렵다”며 “한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떤 식으로 통일을 실현하느냐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포격 도발 당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군사분계선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에 포격전이 벌어진 것에 매우 우려스럽다”며 “현재 상황에서 모든 당사자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한중국대사와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한편 유엔은 전날 에리 카네코 부대변인을 통해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한 포격전과 관련해 “현 상황을 심각한 우려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봐가며 유엔의 입장을 다시 언급하겠다”고 전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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