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시총 1조4200억원 증발

산업은행이 24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등 금융자회사 매각 추진 계획을 논의 중이다. 이사회에서는 매각 주간사 선정을 포함해 구체적인 매각 방식과 일정 등도 의논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는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을 묶어서 매각하고 남은 KDB캐피탈은 분리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사회가 끝난 뒤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오는 10월께 매각 공고를 내고 빠르면 내년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를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는다. 이외 새마을금고와 중국 중신증권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어최근 미국 금리 인상 예상과 중국 경기 둔화에다가 북한의 도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약세의 늪에서 벗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증권의 지분 가치도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점이 매각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1일 대우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대비 4.49%(550원) 떨어진 1만1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7월21일 종가 1만6050원 기준 시가총액이 5조2435억 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조4211억원이나 줄어든 3조8224억원이 됐다. 더불어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던 대우증권의 지분 43%(1억4048만1383주)에 대한 가치도 이 기간 6111억 원 감소한 1조6436억 원이 됐다.
이에 업계는 산업은행의 매각 계획 최종 결정 직전, 대우증권의 지분가치가 급속도러 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헐값 매각’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대우증권을 매각하고 싶지만, 현실은 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또한 호황세였던 상반기 증시가 최근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하반기 까지 그 힘을 유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향후 대우증권의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대우증권 매각가를 최소 2조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전이 가열될 경우 매각가가 3조원까지 폭등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그러나 최근 대우증권의 지분가치 하락이 매각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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