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南北긴장 南 책임 주장 의미 안 둬…합의이행 기대”

일본 내 친북 동포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8·24합의는 무력충돌을 회피하려는 힘에 의해 남측당국의 반북대결노선을 파탄내고 민족대화의 새 국면을 열어놓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화를 복으로 전환시킨 일대 반전극은 북의 영도자가 내린 사생결단에 의해 마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신보는 “8·24합의는 북측의 일관한 입장이 관철되고 남측의 그릇된 태도가 시정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적반하장의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조선신보는 “전쟁위기 발생으로부터 8·24합의도출에 이르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것은 그 어떤 도발에도 끄떡하지 않는 북의 단호한 입장과 국면전환을 주도하는 대범한 행동방식”이라며 “‘공격형의 영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최고영도자의 의지가 관철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신보는 “43시간의 마라톤협상의 결과 도출된 북남합의는 우연히 나오지 않았다”며 “무쇠와 같은 담력을 지닌 영도자의 지략과 영군술의 결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북한의 대표 선전매체인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이례적으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사설이나 논설을 일절 싣지 않았다. 대신 이 신문은 미국과 일본을 비방하는 글을 게재해 대남비방을 자제하고 있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5일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남북 고위급 접촉 공동보도문 발표에서도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 판단하고 일방적 행동으로 상대를 자극하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단 교훈을 찾게 됐을 것”이라며 이번 남북갈등의 원인이 우리 측에 있었던 것처럼 표현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도 남북 합의에 대해 “북측의 일관된 입장이 관철되고 남측의 그릇된 태도가 시정된 결과가 나온 것”이란 표현에서 보듯 갈등원인이 북측의 도발이 아닌 우리에게 있다는 인상을 주며 남북합의를 김정은의 치적으로 포장해 내부결속에 나서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이러한 북측의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전날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남측 책임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에 대해 “우리가 구구절절 말하진 않겠지만 합의문에 나와 있는 것이 정답”이라며 “앞으로도 북한이 이 합의사항을 잘 이행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대변인은 공동보도문상 유감표명에 대한 해석 논란 관련, “북쪽이 이것(유감표명)을 넣길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이 항목이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북쪽의 이 사건에 대한 시인이자 사과, 유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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