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김부삼
  • 승인 2006.06.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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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心의 바다로 뛰어 들겠다"
孫지사 "대통령이 여자냐? 남자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권력은 여의도가 아닌 국민 속에서 나온다"…대권 대장정 밝혀
한나라당 대권주자 빅 3인 손학규 경기지사가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친정' 인 한나라당에 돌아왔다. 이로써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대표에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표와 손 지사와 함께 서울시장직을 마치고 당에 복귀한 이명박 전 시장, 손 전 지사간의 일대 격돌이 시작됐다.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 모두 경기도정과 서울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도 역사상 유례없는 지방선거 대승을 이끌어 내면서 그 지도력을 십분 인정받았다. 3룡(龍) 모두가 평당원의 마음에서 백의종군하며 민심의 바다를 항해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지만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대권주자 선출을 위한 평가를 앞두고 벌써부터 신경전은 시작된 샘이다. 가장 먼저 출정식을 가진 것은 손학규 전 지사였다. 자신의 저서인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출판기념회를 빌미로 대대전인 출정식을 한판 벌린 것이다. ◆손학규의 힘 지난 26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정계, 재계, 언론계, 노동계, 종교계,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3000여명의 인사들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정치권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등 여권,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희태 전 부의장, 김영선 대표, 이재오 원내대표, 허태열 사무총장, 강재섭, 김학원, 이규택, 공성진, 홍준표, 나경원, 김무성, 이군현, 정진석, 이강두, 원희룡, 박진, 엄호성 의원 등 여야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 국회의사당을 옮겨놓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사회자는 뒤늦게 도착하는 의원들을 일일이 소개하다 못해 중간"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인데 장소를 잘못 잡은 것 같다" 고 했다. 손학규의 파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노동계, 재계 인사들과 함께 만화가 이현세씨 김지하 시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외부 행사에 얼굴을 잘 내비치지 않는 다는 김 전 대통령이 대권주자 출판기념회에 나타난 것 또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손 전 지사는 이 자리에서 "과거개발시대에 안주하거나 민주화 시대영광을 바라보며 주저앉아있으면 안 된다"며 "이제는 21C 디지털, 문명시대가 도래했다" 고 강조했다. 손 지사는 "나는 지금까지 지구를 10바퀴 돌며 141억 달러, 114개 외국첨단기업을 유치했다"며 "직간접으로 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손 전 지사는 "문명시대가 도래하고 또 전개하고 있는데 이에 맞는 사회 체제가 필요하다"며 "디지털시대를 우리가 만들어야지 아직까지도 지역주의에, 이념의 성에 갇혀서 갈등과 반목을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우리가 쌓아놓은 정신, 문화 자산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한다" 며 "더 이상 대립과 갈등, 편가르기는 안 되고 이것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을 개척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대립과 갈등, 싸움이 아닌 일자리와 희망, 미래를 열어줘야 한다"며 "그들이 세계중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불어 넣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전 지사는 "말싸움이나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대융합의 시대, 통합의 시대를 만들고 일자리와 먹을거리, 문화꺼리를 만드는 실사구시 정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 전 지사의 일자리 창출 공로와 지역개발에 힘써온 바는 경기도민이라면 어느정도 인정하는 것이다.
1000만이 넘는 경기도민들에게 일단 일 잘하는 '도백'으로서의 이미지는 각인시킨 손 전 지사지만 대권주자로서의 아니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심사다. 일 잘하기로는 이명박 전 시장도 정평이 나있기 때문. 겸손이 미덕인 손 전 지사로서는 아직까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얼마전 조선시대 관리들에게 백성들이 바쳐왔다는 만인산을 양평군민들이 전하려했지만 극구 거절한 그이다. 하지만 이번 출판기념회와 대선주자 선출을 위한 경선 전까지 민심대장정을 통해 대권주자로 변모된 손 전 지사의 모습이 성공적일 것이라는 정치권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손학규 하면 일자리 프로가 프로를 알아본다. 출판기념회에서 축사에 나선 이명박 전 시장은"손 지사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현장을 뛰어다니며 외자유치를 이뤄냈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전념했다"며 "손 지사가 앞으로 이 나라 지도자가 되는데 있어 힘을 모아주자"고 민선 3기 경기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손 지사의 노고를 격려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자신의 업적인 노숙자일자리 갖기 사업을 소개하면서 "이 시대가 원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손 지사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의 극찬은 눈여겨볼만 하다 어디까지나 3000여명의 내로라하는 정치권 인사들이 모인가운데 손 전 지사를 치켜세운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손 전 지사에 비해 자신있다는 뜻이겠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다. 한나라당 내에서 손-파워를 인정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김영선 대표도"손 지사는 4년간 현장을 뛰어다니며 수원에 생명과학, 첨단, 벤처단지를 조성하고 한류우드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이 같은 패러다임이 만들어져야하는데 손 지사의 업적을 볼 때 마다 가슴 떨림을 느낀다"고 극찬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도 "손 지사가 보내준 책을 공짜로 받았으니 독후감으로 답을 해야겠다"며 "손 지사 정말 대단합니다" 라고 감탄사를 마지않았다. 김 의장은 "4년간 지구 10바퀴를 돌며 141억달러를 유치하는 엄청 난 업적을 이뤄냈다"며 "앞으로 이 같은 업적은 좀처럼 깨어지지 않는 대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할 때 손 지사는 직원들에게 복지부장관의 모델처럼 여겨졌다"며 "내심 이 같은 말을 들을 때마다 샘이 났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직원들이 그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며 "가장 복지부장관다운 장관, 가장 경기지사 다운 경기지사하면 손학규"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앞으로 손학규라는 큰그릇에 국민의 사랑과 믿음을 담아내는 것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 또한 여권의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손 전 지사를 치켜세운 데는 상호간에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동계 인사로 참석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오늘 이처럼 많은 이들이 모인 것이 손 지사가 차기 대권주자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며 "저를 포함한 동료들은 손 지사가 저술한 책의 내용을 100% 공감한다"고 말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손 지사의 외자'외국기업 유치업적을 극찬하면서 이를 '성공사례'로 규정했다.
◆길었던 잠룡기 큰 한숨과 기지개, 웃는 자는 누구?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 모두 퇴임 전부터 이른바 `대권 행보'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최근 언론인터뷰와 강연 등을 통한 사전정지 작업이 한창이다. 이들은 각종 특강 등에서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4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만큼 경쟁자인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당내 조직력의 열세를 만회하고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방법론으로 읽힌다. 손 전 지사는 최근 잇따른 특강에서 "여의도식 정치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고, 이 전 시장 역시 "현재의 정치는 매우 후진적"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퇴임식 직후부터 대권 주자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빅3'중 가장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손 전 지사의 행보가 더 적극적이다. 손 전 지사는 퇴임식을 마치자 마자 100일간 전국을 순회하는 `민심대장정'에 들어간다. 일단 수원역까지 도보로 이동한 뒤 열차편으로 호남으로 향할 계획이지만 이후 행선지를 확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권력은 여의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는 손 전 지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각지를 돌며 민심의 진실을 파악해 대권 전략의 기초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손 전 지사는 경기지사 재임시절 외국을 걸으며 누비고 외자유치를 했으며 호텔비를 아끼기 위해 비행기 이동시간 잠을 청했다는 일화는 정치권에서 이미 유명하다. 손 전 지사는 민심대장정이 끝나는 10월 중순 서대문에 대선 캠프로 쓸 작은 사무실을 열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일단 퇴임식 후 며칠간은 남산 한옥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한 뒤 고향인 포항에 내려가 친지들을 만나기로 했다. 일주일 가량의 달콤한 휴가를 마친 뒤에는 최근 종로 전지동에 마련한 사무실로 매일 출근해 대선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 전 시장은 소속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등 당내 인사들은 물론 각계 지인들을 꾸준히 만나는 동시에 전문가 토론 등의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내달 12일부터 이틀간 목포대 학생들과 함께 전남의 한 시골마을로 농활을 다녀온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의 복귀를 대선 레이스의 본격 개막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이다. 박 대표 측은 일단 겉으로는 담담한 반응이지만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되는 반면,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대체로 "이 시장과 손 지사의 복귀가 당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시가 새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10여일 앞두고 당으로 돌아오는 만큼 전대가 대선주자간 대리전 양상을 띠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러나 당분간 현실 정치와 `거리 두기' 전략을 택한 이들은 전대에서 자신들의 역할이 당원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29일 CBS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 "전대에서 역할은 없다. 당원으로서 참석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학규, 이명박과 각 세우기 손학규 전 지사는 "대통령이 여자냐 남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을 언급한 이명박 전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손 전 지사는 29일 'CBS 뉴스레이다 대담'에 출연해 "이미 우리 시대는 '여성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논란은 넘어섰다"며 "중요한 것은 시대정신과 역사적 과제를 제대로 감지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지난 27일 언론사 경제부장단과의 오찬에서 "미국에서는 아직 '여성 대통령이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우세한 것 같더라"며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손 전 지사는 또 최근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사 당선자의 팔당호 준설 계획을 지지하고 나섰다. 백그라운드에 든든한 후방지원 부대를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실 손 전 지사는 김문수 당선자를 직접 외자유치를 위한 해외출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도백'수업을 시켰을 정도다. 과거 노동, 민주화 운동을 했던 연으로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와 연결고리 없이 떨어져 있는 모습과 대조되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지난 28일 모 라디오방송 토론회에 참석, 자신이 백지화했던 계획을 재추진하는데 대한 의견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 당선자가 추진하는 준설공사는 내가 했던 것과는 규모와 공법이 완전히 틀리다"며 "의견이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에 준설공사를 추진하다가 포기했던 것은 당시 실시했던 연구용역 결과, 비용 대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결정했었던 것"이라며 "김 당선자의 계획은 경안천이 흘러나오는 곳만 부분적인 준설공사를 하겠다는 것이고 기술적으로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진공흡입식 공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는 최근 간부회의 자리에서도 관련 부서에 국고확보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는 "김 당선자의 경안천 유입부 지역 준설 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초기부터 환경부와 적극 협조해 국비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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