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민주주의 역행” 질타
문재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민주주의 역행”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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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역사학계 원로들도 함께 나서 성토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4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세계적인 추세와 정반대의 길을 가려는 것은 '유신 독재'의 향수 때문이며 민주주의에 역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4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세계적인 추세와 정반대의 길을 가려는 것은 '유신 독재'의 향수 때문이며 민주주의에 역행하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표현한 ‘자학의 역사관’은 일본 극우파의 주장과 거의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국정교과서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일제조차 국정교과서를 썼다. 1973년에 유신과 함께 시작됐다가 민주화 이후 단계적으로 폐지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문 대표는 “전세계에서 독재를 경험했거나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 러시아, 베트남 정도를 제외하고는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고, 심지어 그들도 변해가고 있다. 중국도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국정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이는 단순히 교과서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학자들도 거의 국정교과서를 반대한다. 획일적인 교과서로 창조적인 생각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국민을 통제할 때가 아니라 통합할 때다. 국정교과서로 돌아가려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이종걸 원내대표도 “국정교과서를 사용하는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국가 중에선 1개국도 없다”며 “시대착오적이고, 부정적인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교과서에 대한 일반적 여론조사가 국민들에게 선호되고 있다는 점이 걱정된다. 박 정부가 무조건 밀어붙이는 단계까지 가 있는 실정”이라며 “우리 당이 결연한 의지로 막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당 국정교과서저지특위 소속인 유기홍 의원은 당 지도부에 학계·종교계·법조계 원로와 함께하는 원탁회의 소집, 국회 교문위 소속 의원과의 공동전선 수립 및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엔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원로 역사학자들도 동석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는데 안중근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은 “시대정신을 담는 것이 역사인데 민족의 정기를 흐리려 하는, 더러운 그릇에 담고 깨려고 하는 것들을 이번 기회에 정리하고 맞서야 한다”며 “영화 ‘암살’에서는 친일파가 처단됐지만 현실에선 상존하고 있으니 새정치연합에서 역사를 되살리고 친일 잔재를 청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도 “정부여당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시켜서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데엔 이유가 있다.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자학사관’은 대한민국이 독립운동, 민주화운동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부정하려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반대 입장을 수렴해 하나의 에너지로 폭발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같이 앞 다퉈 성토하는 걸 경청하던 문 대표는 “저는 이 상황이 가벼운 문제가 아닌 비상상황이라 생각한다. 논의가 시작되는 정도가 아니라, 방침을 정해두고 밀어붙이는 느낌”이라며 “원탁회의에는 보수적이지만 양심 있는 인사들이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으니 큰 틀로 반대 운동을 이끌어 주시면 함께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안중근기념사업회,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관계자들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김상덕 선생의 아들인 김정륙 씨, 신흥무관학교 교장을 지낸 윤기섭 선생의 딸인 윤경자 씨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다수 참석해 당 지도부와 특위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역사 왜곡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하는 한편 새누리당과 정의당에도 같은 항의서한을 전달할 방침이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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