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현재 위기상황 인식 공유하고 함께 머리 맞대자”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자신의 ‘당 혁신 실패’고 발언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교체를 위해 혁신의 목표를 ‘체질개혁’에 두고 당의 정신과 골격을 새로 짜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공동대표는 자신이 당 혁신의 본질적 방향이라고 주장했던 낡은 진보 청산, 당 부패척결, 새로운 인재영입 등에 대해 재차 강조하면서 “이대로 간다면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과 절박감에 대한 충심어린 제안과 지적을 두고 ‘가만히 있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당의 혁신에 대한 기본적이며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할 때”라며 “당 위기의 본질은 한마디로 변화된 환경과 낡은 시스템의 충돌”이라고 정의했다.
또 안 전 공동대표는 “낡은 진보의 청산이나 당 부패 척결 문제들을 공론화 하는 것이 당 혁신의 첫걸음이고, 과감하게 결별하는 것이 ‘육참골단’ 혁신”이라고 역설했다.
‘육참골단’이란 자신의 살을 베어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단 뜻의 사자성어로 문 대표나 혁신위원인 조국 교수도 당 혁신을 강조하며 이를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안 전 공동대표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 비판했던 문 대표와 혁신위를 겨냥해 “저를 보지 말고 국민을 봐야 한다. 당 내에 갇힌 좁은 시야가 아니라 당 밖의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라”며 “제게 설명하기 보다는 국민을 설득하고 국민께 평가를 받으라. 혁신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공감을 얻을 때만 나온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뒤이어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여러 국민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정말 위기상황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며 “혁신위는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제도개혁에 너무 집중해왔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저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았고, 그 이후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안정됐었다”며 “축구 국가대표가 경기에서 패했는데, 현 감독인 슈틸리케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홍명보 전 감독에게 잘못했다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뒤늦은 지적’이라는 비판과 관련해선 “지난 5개월동안 충분히 기다려왔고, 오히려 조급한 불만들에 대해서 제가 시간을 좀 더 기다려보자, 지켜보자는 말씀을 앞장서서 드려왔다. 당이 안정되기 위한 제 나름의 노력을 해왔다”며 “혁신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며, 과정에서 많은 이견을 녹여내 당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안 전 공동대표는 “저도 현장에서 혁신해보고,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을 많이 봐 왔지만,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은 그 조직의 리더가 혁신의 의지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추진할 때만 혁신이 성공했다는 것”이라며 “혁신은 내부의 몫이기 때문에 밖에서 전문가를 데려와 시도하는 것은 전부 실패했다. 혁신위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원장을 맡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혁신위의 제도개혁이 미비하다는 것이 아니다”며 “제도개혁과 함께 당 체질을 개선하는 결정을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또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안 전 공동대표가 선대위원장이나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 “당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서는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아울러 안 전 공동대표는 “저는 모든 것이 다 열려 있다. 혁신이라는 과정 자체가 열린 과정이다. 저도 당 구성원, 일원으로서 누구든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겠다”며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머리를 맞대자”고 당 혁신안을 두고 문재인 대표, 김상곤 혁신위원장과 함께 만날 가능성도 내비쳤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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