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하반기 들어 대대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 왔으나 이달 10일경 은행연합회의 사회공헌 가이드라인 발표를 계기로 더욱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시작된 신입행원 연수과정에 농촌자매마을과 양로원 방문 등 봉사활동을 포함시켰다.
우리은행은 이에앞서 지난 1일 `아름다운가게'에 임직원들로부터 기증받은 2만6천497점의 물품을 기증하고 황영기 행장 등이 물품판매 등 자원봉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말까지 두달간을 `아름다운 나눔활동 캠페인' 주간으로 정한 신한은행은 지난 3일부터 본점과 지역별 거점점포에서 전 행원을 대상으로 사랑의 헌혈운동을 실시한 뒤 증서를 모아 백혈별.소아암협회에 기증키로 했다.
5일에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교육인 `새터민 금융현장 체험'을 실시하고, 상반기에 실시해 상당한 호응을 얻었던 독거.장애노인 대상 영정사진 촬영 및 증정행사도 하반기 중 개최키로 했다.
또 이달부터 전국 환경사진 공모전 준비에 돌입하고 18개 국립공원에 나무 이름표 달아주기 등 환경관련 활동도 펼친다.
9월에는 중국 조선족 학생 80명과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고려인 학생 각 50명씩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3천600만원을 지급하는 희망 장학재단 활동을, 12월에는 선조들의 일본 정착 과정을 되짚어보는 선생님 해외보내기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회공헌 재단인 나눔재단이 있는 외환은행도 이달 중으로 저소득층과 불우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공부방지원 노숙자대상 밥퍼 활동, 사랑의 떡국나누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4일 전직원이 출연한 남북협력기금을 통일부에 전달하고 13일에는 자매결연 농촌 마을에 가서 농번기 농사돕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하반기들어 경쟁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는 데는 하반기부터 적용될 사회공헌 표준안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10일쯤 ▲지역사회 공헌 ▲문화.예술.스포츠 ▲학술.교육 ▲환경 등 분야별 사회공헌 표준안을 발표하고 지난해 은행들의 실적을 참여건수와 금액, 인원, 시간 등으로 구분해 공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드러내지 않아 인색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며 "표준안 마련으로 사회봉사활동이 공개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면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기업들에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표준안 발표 때 ▲매년 10월 둘째주의 사회봉사활동 주간 선정 ▲행원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사회공헌 마일리지 도입 ▲사회공헌활동상 제정 ▲사회공헌 참여고객에 대한 사은품 증정 캠페인 등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은행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마일리지 제도 등을 전체 은행권 차원에서 도입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강제할 수는 없는 자발적 활동이기는 하나, 공동 활동과 연말 포상 등을 통해 경쟁을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은행들처럼 체계적인 사회공헌기금 조성과 봉사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달 사이먼 쿠퍼 한국대표가 일일 영어마을 교사로 참여하는 행사를 준비중인 HSBC는 그룹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을 각국 지사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평가 항목에 포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