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상의 기본 원칙을 깼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기흥공장에서 설비엔지니어로 일하다 2005년 7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민웅씨의 아내인 정 씨는 이날 “삼성은 내 남편의 죽음을 보상위원회에 이용하지마라”며 “협상의 기본 원칙을 깨고 발족한 삼성전자의 기만적 보상위원회는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책임질 수 없다” 등의 글이 적힌 패널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정 씨는 삼성전자와 함께 보상위원회를 만들기로 한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의 간사를 맡고 있다. 그러나 발족 과정에서 삼성전자 측과 의견이 엇갈렸고 결국 정 씨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보상위가 발족됐다.
앞서 지난 3일 삼성전자는 보상위를 발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가족 54명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위원회 구성은 독단과 기만”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삼성이 백혈병 등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직업병 피해자와 관련해 보상위원회를 만들고 독자적인 노선을 가기로 결정한 가운데 최근 대한직업환경의확회에 조정위원회가 보상하도록 권고한 ‘3군 질환’에 대한 보상 적절성 여부 검토를 의뢰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져, 고의로 특정질환에 대한 보상을 안 하려고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