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매물에 노조 변수까지 악재 잇따라…수익성 개선 등은 호재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손해보험은 LIG투자증권의 매각 주관사로 KB투자증권과 삼정KMPG,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선정했다. 이들 주관사들은 즉시 LIG투자증권 매각 작업을 위한 현장 실사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LIG투자증권 지분 82.36%다.
이로써 LIG투자증권 매각 작업은 본궤도에 오른 상태라는 평가다. KB금융그룹은 현재 초대형 매물인 대우증권 인수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만큼 LIG투자증권 매각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오는 15일 매각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LIG투자증권 매각의 흥행 여부에 대한 전망은 아직까지 안갯속에 빠진 상황이다.
우선 쟁쟁한 후보들이 대우증권 매각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 증권사들까지 매물로 나와 있어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는 리딩투자증권과 LS그룹의 이베스트증권 정도가 꼽힌다.
2년째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도 악재다. 2012년 LIG투자증권은 96억원의 영업이익과 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2013년과 2014년 연달아 32억원과 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강점으로 내세울 만한 분야가 마땅치 않다는 점도 인수 메리트를 떨어뜨린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서는 노조 문제도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간 현 경영진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노조와의 임단협이 최근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노조 전임자 1인의 인정 조건이나 임금 등과 관련한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사측과의 협상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조는 KB금융지주가 인수 후에 무책임한 경영상태를 이어왔다며 KB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하고 주총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지노위를 통한 단협 체결, 제대로 된 매각을 위한 투쟁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조와의 내홍이 확산될 경우 인수자들이 LIG투자증권에 느끼는 매력도는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악화와 매각을 추진중인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또 하나 등장한 셈이다.
다만 올해부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호재로 평가된다. LIG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725억원의 영업수익과 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비해 확연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한 증권사를 계열사로 갖지 못해 증권업 라이센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금융그룹들이나 사모펀드들, 외국계 증권사들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는 JB금융그룹이나 DGB금융그룹 등 지방지주사들이 꼽힌다.
한편 LIG투자증권은 LIG손해보험의 자회사로 KB금융그룹이 KB손해보험을 출범시키면서 매각이 본격화됐다. 이는 관련법에 따른 것으로 금융지주회사법과 보험업법 상에서 금융지주사가 보험사를 자회사로 둘 경우 보험업과 관련 없는 손자 회사를 둘 수 없게 한 것에 따른 것이다.
이에 KB금융은 LIG투자증권을 2년 내 재매각하거나 KB투자증권과 합병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KB투자증권과 법인 영업 등의 사업 분야에서 겹친다는 점에서 결국 이른 시일 내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B금융그룹은 연내 LIG투자증권의 매각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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