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다수 임명한 중앙위서 재신임?”…민집모도 긴급 소집
전날까지만 해도 “당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문 대표의 충정으로 이해한다”고 평한 바 있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0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대표가 다수를 임명한 중앙위원회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에 반대한다”며 “(문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기에 전당대회에서 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또 “문 대표의 재신임 제안은 구당을 위한 순수한 입장이어야 했다”면서 “중앙위 혁신안 통과 압박용으로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재신임 방법마저도 스스로 결정하려는 것은 마라톤 코스를 자신이 정해놓고 자기가 뛰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어 “대표가 다수를 임명한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에 반대한다. 당에서 그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보다 진정성있고 효과적인 재신임 방법으로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 뜻을 묻는 방식이 당 위기를 돌파해나가는 데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문 대표에 대한 재신임 방법으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위는 친노세력이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혁신안 통과에 편승해 대표직을 연장하겠다는 잘못된 판단이자 친노에게 뭉치라는 동원명령”이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여러 언론과의 통화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재신임은 완전히 혁신의 본질을 비껴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혁신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총선 승리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오히려 혁신안 중앙위원회 통과를 갖고 저렇게 말하는 건 대표가 취할 자세가 아니다”고도 했다.
비노계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전날 비노진영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집모는 재신임 제안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의 이 같은 반응은 당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견 보기에 문 대표의 기자회견은 단합을 촉구하기 위한 입장 발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주류 진영과의 한 판 붙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표 측이 비주류 진영의 요구에 어떤 식으로 반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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