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보험 지원 받아 특혜 채용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보험 지원 받아 특혜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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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친인척 5년간 50명 채용…정규직 전환율도 타 계약직에 비해 2배
▲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사진)이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간부의 친인척을 특혜 채용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는 건강보험 급여만 1000억원에 달하는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간부의 친인척을 특혜 채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고 김근태 의원의 부인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비영리법인인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최근 5년간 전·현직 임직원의 친인척들 50여명을 채용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채용 명단에는 조카나 사촌 등은 물론이고 동생이나 자녀, 심지어는 처도 포함돼 있다.
 
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실례로 서울지부 의무직 간부는 부인을 의무직으로 취업시켰고 강원지구 본부장은 조카를 행정직에 채용했다. 인천지부 본부장 자녀는 간호사로 채용되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까지 비정규직으로 채용됐다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도 특혜와 차별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50여명 중 퇴사자 8명과 입사 1년 미만인 27명을 제외한 25명 중 16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64%의 정규직 전환율을 기록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다른 계약직들의 정규직 전환율은 32.5%(483명 중 157명)에 그쳤다.
 
인재근 의원은 또한 한국건강관리협회가 기간제 근로자를 2년을 초과해 채용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건강관리협회에서 2년 이상 된 계약직 근로자만 471명이고 5년 이상 직원도 127명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도 14명이나 됐다. 반면 2011년 11월에 입사한 경남지역 본부장의 자녀는 1년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 조직을 바탕으로 건강검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300만건 이상의 국민건강검진을 실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받았다. 이 와중에 건강검진 환자 싹쓸이 논란은 물론이고 수익사업 치중이나 예방접종 가격 덤핑 등 부도덕한 경영행태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인재근 의원은 “국가 건강검진 사업을 수행하는 단체에서 ‘현대판 음서제’가 은밀히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어려운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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