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금호 실사단 20명은 정밀실사를 위해 오늘 오전 9시경 대우건설 본사를 방문했으나, 대우건설 노조원 150명이 부실매각, 졸속매각 반대를 외치며 실사단 진입을 강력히 저지하자 발길을 되돌려야만 했다.
실사 저지 중에도 원만한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노조 관계자와 매각주간사 관계자는 노조 사무실에서 30분 동안 대화를 나누었으나, 별 성과 없이 서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대우건설노조 정창두 위원장은 “이번 매각은 해외투기자본의 먹튀매각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강력히 비난한 뒤, “과도한 고가매각에 따른 차입인수로 회사 재부실화가 우려되고 있으나,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건설이야 죽든지 말든지 상관 없이 오로지 비싸게만 팔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캠코는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을 영위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빙자료 제출 및 각종 특혜의혹 및 입찰가 유출에 대한 진상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정위원장은 “수차례 성명서 및 공문을 통하여 우리의 요구사항을 공자위와 캠코에 전달했으나, 그들은 비밀유지약정 때문에 매각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여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매각주간사 관계자는 “노조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캠코에 전달하고, 향후 일정 및 해결방향에 대해 내부적으로 캠코와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한 뒤 50분만에 실사단 일행 전체를 철수시켰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노조의 향후 대응방향을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대화의 채널과 문은 항상 열어두겠으나, 정부와 채권단이 종업원들의 진심어린 애사심을 무시하고 부실매각, 졸속매각을 강행할 경우 정밀실사저지는 물론 매각 중지를 위한 법적 대응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한 뒤,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건설 매각의 문제점을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정말로 자신 있다면 국민 앞에 정정당당히 모든 내용을 공개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자”고 제안했다.
이로써 4일부터 45일간 예정된 대우건설 매각 정밀실사는 실사 첫날부터 노조의 실사 저지로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노조의 정밀실사 저지가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캠코 관계자는 실사단에 참석하지 않은 채 매각주간사 관계자만 전면에 내세워 노조 관계자로부터 “캠코는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다” 라는 빈축과 함께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전형적인 졸속 매각 추진”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