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권석 기업은행장이 5일 "(금융감독당국의 대출규제에 대해) 방법상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혀 이번 조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발언은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후 시장 영역에서 은행장으로 재직 중인 인사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색다르다는 평가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 대상자 선정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감독당국이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금융회사에 대해 선제적인 규제를 하는 것은 필요한 기능"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방법상으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직접적 규제보다 간접적인 것이 좋고 갑작스럽게 하기보다 서서히 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늘리던 것을 갑작스럽게 줄이면 시장에 쇼크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고 있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이 총량규제 등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시장에 충격이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행장은 "감독당국의 규제는 물 흐르듯이 하는 것이 좋다"며 우회적으로 비판의 뜻을 전달했다.
강 행장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 대한 질문에 " 올초 설정한 '순익 1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자산 100조원'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답변했다.
그는 "6월말 기준으로 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며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긴 곤란하지만 순익도 1조원 달성을 향해 순항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가는 지난해 7천785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 기업은행이 지난해 상반기에 4천224억원의 순익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에 이미 5천억원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 행장은 LG카드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 내에서 이견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도 매각은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정부가 추진중인 지분 매각에 대해 "매각 시기를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민영화가 앞당겨지더라도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경쟁하면서 중소기업 금융 지원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아울러 "상반기에는 은행간 경쟁이 다소 지나친 수준까지 가면서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했다"며 "하반기에는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제3회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대상자로 강선중 크로바케미칼 회장,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 유영희 유도실업 회장,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 등 4명을 선정했다.
기업은행이 2004년부터 시작한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은 시장점유율.신용평가 등급.업력.업적.기술개발력 등 부분에서 외부 전문가 7인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성 공신화를 이룩한 중소기업인을 선발하는 제도다.
명예의 전당 헌정식은 기업은행 창립기념일인 8월1일 열리며 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에 마련된 기념관에 관련 자료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