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혼자 산속서 실족 가능성 적어
지난 5월 8일 새벽 귀갓길에 실종됐던 부산대 4학년 배모(25)씨가 실종 40여일만인 지난달 17일 변사체로 발견됐지만 추락사로 추정된다는 경찰 수사에 대해 가족들과 대학 총학생회가 의문을 제기하는 등 배씨의 사망 경위에 대해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족들의 주장
배씨의 가족들은 추락사 보다는 교통사고 등 타살에 의한 사체 유기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택시비를 챙겨주고 혼자 내렸을 정도로 크게 취하지 않았던 배씨가 집에서 떨어진 야산 입구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산 속으로 200여m를 더 들어가 30m아래의 낭떠러지에서 떨어졌을 리 없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특히 배씨의 시신이 바위 틈에 엎드린 채로 발견됐고 가까운 곳에 지갑과 MP3,신발 등 소지품이 흩어져 있었던 점에서 누군가 의도하고 그러한 장면을 만들어 냈다고 보고 있다. 가족들의 안타까운 주장은 배씨의 모교인 부산대학교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지난 1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네티즌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찰 수사내용
경찰은 배씨의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17일 법의학전문의 3명에게 부검을 의뢰했으며 현장검증 등을 거친 부검의들은 일단 실족으로 인한 추락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부검 결과,배씨의 왼쪽 어깨부터 갈비뼈,대퇴부까지 약 50㎝ 정도 아래위로 이어진 뼈들이 일제히 두 조각으로 부러져 많은 조각으로 골절되는 교통사고와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씨의 시신 인근에 있던 바위의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 길이도 약 60㎝로 거의 비슷해 30m 높이에서 떨어져 바위와 부딪힌 뒤 옆으로 쓰러졌다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경찰은 배씨가 실종 당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택시를 갈아타고 혼자 자신의 집으로 갔을 것으로 보고 배씨를 태운 택시기사를 비롯해 목격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나눠주고 플래카드를 걸었다.
또 배씨의 실종수색 수사과정에서 나온 각종 정황을 종합하고 있으며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배씨의 옷가지와 소지품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후 목격자가 열쇠
배씨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지난 5월 8일 오전 2시20분께.학교 후배들과 함께 서면에서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사하구 괴정사거리 부근까지 온 배씨는 혼자 택시에서 내렸고 일행과 이들을 태웠던 택시기사가 이를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40여일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사하구 장림2동 D목재공장 뒤편 돌산 절개지 아래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의 감정 결과와 함께 의문점을 확실히 풀어줄 수 있는 것은 최후 목격자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가족들의 심정은 십분 이해가 가지만 현재까지의 수사 결과로는 추락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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