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중공업’ 정기선 상무 혹독한 경영훈련
‘위기의 현대중공업’ 정기선 상무 혹독한 경영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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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갈등‧실적개선‧안전사고 등 과제해결 노하우될까
현대중공업이 권오갑 사장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안팎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임단협은 난항을 겪고 있으며, 실적은 개선의 여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더구나 끊이질 않는 안전사고도 ‘사고불감증’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상무 임원으로 등극한 정기선 상무는 혹독한 경영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정 상무는 올해 첫 주식을 취득, 승계작업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첩첩산중의 시련들을 이겨내고 향후 경영 최일선으로 나섰을 때 위기 대처능력을 높게 평가받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 현대중공업이 대내외 악재로 시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기선 상무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시사포커스DB
현대중공업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좀처럼 교차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이 추석 전 타결에 결국 실패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21일 울산 본사에서 노사 교섭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31차 교섭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에 임금동결안을 철회하고 새로운 안을 낼 것을 거듭 요구했으나 회사는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4일부터 매일 실무교섭과 본 교섭을 병행한 노사는 의견차를 좁히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앞으로 주 3회 교섭을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반기 실적 주목…안전문제도 숙제
현대중공업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하반기 실적 회복이다. 지난 2분기 현대중공업은 매출 11조9461억원, 영업손실 1710억원, 당기순손실 24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3%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1172억원 늘어났다. 영업손실은 214억원 감소하며 손실 폭을 줄이는 데 그쳤다.
 
현재의 실적 부진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추가적 손실이 발생한 탓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또 선박 2000척 달성기념으로 임직원에게 특별격려금과 퇴직위로금 등 967억원을 지급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있다.
 
현대중공업은 하반기부터는 반드시 흑자를 내겠다는 각오다. 증권가에서도 올 하반기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3곳을 합산한 조선부문 수주가 약 99억달러로 예상된다며 침체된 업황 아래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이같은 수주 선전이 올해 현대중공업에 실적개선에 큰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한다.
 
현대중공업은 안전사고 문제에 대해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4일 해양 대형조립부 조립1공장 옥외 자재적치장에서 한 사내하도급업체 소속의 한 근로자가 골절상을 당했다.
 
지난 2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작업장에서도 사내하도급의 한 근로자가 크레인에 매달린 블록에 부딪혀 도크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근로자는 뇌출혈이 발생해 수술을 받고 현재 수면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지난 6월 울산 현대중공업 대조립공장에서 철판 절단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의 한 직원이 작업 도중 선박용 철판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지난 5월에도 사내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협력업체 직원이 덤프트럭과 부딪혀 사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을 두고 ‘산재공화국’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기도 했다.
▲ 지난해 상무 임원으로 등극한 정기선 상무는 혹독한 경영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경영일선 나선 정기선 상무, 시련 이겨낼까
이같은 대내외 악재가 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에게 향후 경영능력의 밑거름이 될지 관심사다. 정 상무는 지난 3월 처음으로 회사 주식을 취득해 화제가 됐다. 정 상무는 지난 3월 20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상여금 명목으로 53주를 받았다. 정 상무의 주식자산 가치 승계율은 0.001%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적게나마 지분을 보유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정 상무는 현재 현대중공업 외의 다른 계열사 주식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10월 상무로 승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0월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임원 262명 중 81명(31%)을 감축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에서 정기선 상무가 입사 5년 8개월만에 임원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정 상무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1월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뒤 같은해 8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2013년 6월 현대중공업에 재입사해 경영기획팀과 선박영업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사업 전반에 걸쳐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당시 재입사 1년 4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하면서 초고속 승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 상무는 내달이면 경영일선에 나선지 1년이 된다. 회사 안팎에 쌓여있는 위기와 과제들을 해결하는 노하우를 제대로 배워 향후 경영 최전선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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