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자회사 매각 등 업계 관심 ‘촉각’

SK케미칼은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보통주 346만208주(주당 5만7800원)를 발행해 총 2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지난 23일 밝혔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납입일은 오는 12월 11일이며 실권주는 일반공모로 돌릴 방침이다. SK케미칼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2000억원을 화학·제약 부문의 설비 증설과 R&D에 일부 투자할 계획이다.
◆제약·바이오에 과감한 투자 결단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유상증자 절차를 마치는 연말부터 프리미엄 백신 등 주력 사업군에 유증 조달 자금 가운데 1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달된 자금 중 백신 개발에는 총 1124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폐렴구균백신인 NBP606에 128억원 ▲인플루엔자 백신인 NBP607 10억원 ▲대상포진백신 NBP608 102억원 ▲로타바이러스백신NBP613 141억원 ▲자궁경부암백신 NBP615 300억원 등에 사용된다.
시설자금으로는 108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안동백신공장 증설에 357억원, 고기능성 폴리에틸렌 테레프탈산 글리콜(PETG) 설비증설에 731억원이 투입된다.
백신은 화학의약품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고성장 의약품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백신 시장은 2013년 기준 247억달러 규모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13~15% 수준이다.
화학 부문에서는 코폴리에스터, PPS의 생산 규모 확대에 초점을 맞춰 증설을 단행한다. SK케미칼은 2013년 글로벌 화학기업인 데이진(Teijin)과 이니츠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PPS 사업에 진출했다. PPS는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새로운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범한 혈액제제 전문회사이자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플라즈마’가 전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혈액제제인 ‘정맥주사용 헤파불린에스앤주’를 출시했다.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을 예방하게 하는 이 제품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로 이뤄진 ‘B형 간염 사람면역글로불린’이다. 현재 녹십자만이 이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녹십자 제품인 ‘헤파빅주’의 국내 시장 연 매출은 약 600억원 규모다.
SK케미칼은 지난 2007년 녹십자 제품과 같이 정맥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의 제품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8년여의 R&D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고, 이번에 SK플라즈마를 통해 정맥주사용 헤파불린에스앤주를 출시했다.
특히 정맥주사용 B형 간염 사람면역글로불린의 허가 과정에서 다기관 임상을 진행한 곳은 SK플라즈마가 최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녹십자가 독점하고 있던 이 시장에 SK플라즈마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서 양사간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비케어 매각도 추진…2600억 현금 확보하나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자회사인 유비케어 경영권 지분 43.97%의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와 유비케어 매각이 모두 완료될 경우 2600억원 안팎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 6월 말 기준 SK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은 163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체 보유 현금만으로는 대규모 증설은 어려운 상황이다. 증자와 자회사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은 증설 외에 차입금 상환, 이자 지급 등 운영자금으로도 일부 활용될 전망이다.
SK케미칼은 조회공시 요구 답변을 통해 “유비케어 지분매각과 관련해 검토를 진행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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