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이후 롯데케미칼 행보에 업계 ‘촉각’
‘형제의 난’ 이후 롯데케미칼 행보에 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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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눈독…증권가 긍정적 평가 제시
▲ 롯데케미칼이 최근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섰는데,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계열사 공모·사모채 모두 발행이 중단돼 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롯데케미칼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에 나섰는데,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계열사 공모·사모채 모두 발행이 중단돼 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1일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참여해 3년물과 7년물로 나눠 각각 1500억원을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은 차환 용도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에서는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간 롯데 주요 계열사들의 회사채는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발행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이번 수요예측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다른 계열사들도 공모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용등급 AA+인 롯데케미칼이 일단 투자자 모집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국내외 대규모 설비 및 지분투자 부담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 진출 검토 등 사업다각화 나서
롯데케미칼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사업다각화에 나서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레독스 흐름전지(RFB, Redox Flow Battery)의 전기차 활용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非)석유화학 사업으로 영역 확장을 모색에 나선 롯데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5대 그룹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곳은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있다. 현대차의 경우는 전기차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4년 현대자동차, 효성 등과 함께 탄소섬유 복합 신소재를 개발하는 등 국내 자동차 업체와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었고, 올해에는 KT렌탈을 1조200억원에 인수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의 연이은 자동차 시장 진출과 연결해 전기차 부품 시장까지 진출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에서는 저가격·고에너지밀도의 새로운 RFB(산화·환원 등의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제품) 개발이 진행 중이다. 최근 도요타 등 자동차 업체에서도 RFD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OCI, 현대중공업 등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RFB의 상용화에 가장 앞장섰다는 평가다. 관련업계는 전기차 배터리로 RFB를 당장 적용할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롯데가 자동차 관련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 롯데그룹은 내수 상황 악화, 反롯데 여론 등의 타개책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 중에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롯데케미칼의 활발한 해외사업 추진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 이후 첫 해외행보로 지난 8월 말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사진/시사포커스DB
◆해외진출 모색…시장 기대감 증폭
롯데그룹은 내수 상황 악화, 反롯데 여론 등의 타개책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 중에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롯데케미칼의 활발한 해외사업 추진이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이후 첫 해외행보로 지난 8월 말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공장 준공으로 롯데케미칼이 창사 이래 첫 합성고무 사업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 진행 중인 특수고무 합작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2017년부터 다양한 합성고무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미국 액시올사와 합작해 셰일가스(암석층에 있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에탄분해설비(ECC) 공장을 짓기로 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미국에 ECC 공장을 세우는 것은 롯데케미칼이 처음으로, 이 공장은 2018년 중반부터 연 50만톤(t)의 에틸렌과 연 70만t의 에틸렌글리콜(EG)을 생산할 계획이다. 에틸렌은 합성수지의 기초원료이며, EG는 폴리에스터 섬유, 필름, 부동액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롯데케미칼의 사업다각화와 재무개선 등의 기대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 기대감이 크다”며 “이번 공모채 발행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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