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안철수 ‘낡은 진보 청산’ 실천방안 발표 시 함께 할 것

김 전 대표는 이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제언’이란 성명을 내고 “지난 며칠 동안 당을 걱정하는 여러 분을 만나 뵈었다.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의 과업을 앞둔 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데에는 대부분 생각이 같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당내 모든 세력이 계파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문 대표를 위시한 친노계가 내홍 끝에 완전히 당권을 장악한 현 상황을 겨냥한 게 아니냐고 풀이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또 “당 지도부가 내세운 혁신위원회의 결론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구하지 못했다”라며 “혁신의 이름으로 또다시 패권정치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받고 있기도 하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혁신위는 ‘뺄셈의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며 “당밖 야권 인사들의 재입당을 불허해야 한다면서 야권의 통합을 가로막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크게 보아 우리 편인 이들이 모두 하나로 뭉치는 ‘덧셈의 정치’가 있어야 한다”라며 “우리당의 분열과 야권의 분열이 하루하루 심화돼가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 모두가 하나로 뭉치는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능하면 친노·비노, 주류·비주류 싸움은 평시에 하는 것이지 전시를 앞두고 저기(여당)과 싸워서 어떻게 이길까”라며 “이기는 방법에 대해 일단은 같이 고민하고 같이 만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전 대표는 “우리에게 ‘덧셈의 정치’가 없었다면 ‘민주정부 10년’도 없었을 것”이라며 “야권의 통합을 위해서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자신이 소속된 외교통일위원회의 국감과 관련해 해외 대사관에 다녀온 뒤 전날 만난 안 전 대표를 비롯해 신당 창당을 선언한 천정배 의원 등 당 안팎의 20여 명의 의원들과 만났다고 하며 “내가 만나본 분들 중엔 비주류, 비노라고 말해지는 분들만 있던 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통합하면 안 된다든지 혁신은 혁신위가 했으니 그걸로 끝내야 한다든지 그렇게 말하는 분은 한 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 지도부 체제로는 통합의 정치 구현이 어렵다는 게 20명 대부분의 의견인지 기자들이 묻자 김 전 대표는 “그렇게 얘기하진 않았다”라며 “어쨌든 통합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 뭔가에 대해 우리가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먼저 우리당부터 계속 혁신하고 당밖의 우리 편까지 모두 하나로 통합해 승리의 길로 매진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안 전 대표가 혁신의 내용들을 계속 가다듬고 있고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니 다행이다. 저도 힘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마치 혁신위의 혁신안처럼 안 전 대표와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위한모임) 등 비주류 진영에서도 별도의 ‘진정한’ 혁신안을 내놓고 기존 혁신위의 ‘실패’를 극복해 당내 주도권을 잡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중 안 전 대표가 두 번째 혁신 방향인 ‘낡은 진보청산’의 실천 방안을 발표하면 같이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천 의원 등 신당 세력과의 통합에도 일조하겠단 의지도 내비쳤다.
이날 김 전 대표의 성명은 정확히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안 전 대표가 개최한 ‘공정성장론’ 중간점검 토론회에 참석해 “그동안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많은 애를 썼지만 그 성과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며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발언한 이후 오랜만에 공개석상에서 입장을 표명한 것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가 발표한 ‘진짜 혁신’과 ‘야권 통합’에 대해 “공천혁신이 전부가 아니라 더 중요한 혁신이 우리 당의 단합과 통합이란 뜻으로 알고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혁신위에 대한 김 전 대표의 비판에 대해선 “혁신위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혁신위원회에서 주로 공을 들인 것이 공천혁신인데, 그게 우리 정당 혁신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공천혁신이라는 것은 부인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표는 “제대로 실천하기만 하면 공천 과정에서 대표나 또는 계파의 자의가 개입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는 그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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