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설비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외환위기 이전의 8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5년에는 제조업체들의 현금 수입이 전년에 비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꺼림에 따라 기업의 보유현금이 더욱 늘어나는 현상이 관측됐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설비투자 능력 차이도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한국은행이 총자산규모 70억원 이상 외부감사 대상법인 5천18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2005년 제조업 현금흐름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업체당 평균 유형자산 순증액은 85억원으로 IMF 외환위기 이전인 1994-97년 평균치인 106억9천만원에 견줘 79.5%에 그쳤다.
이는 2004년의 71.1%에 비해 8.4% 포인트 증가된 것이지만 기업들이 설비투자보다 내부 유보를 결정, 아직도 IMF 외환위기 이전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기업들은 지난해에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수입이 줄어들었음에도 투자를 줄여 잉여 현금이 더 늘어나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2005년말 기준 기업들의 평균 현금 보유액은 66억원으로 1998년의 79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수입이 2004년보다 25억7천만원 감소한 114억원을 기록했지만 투자 활동 및 재무활동에 의한 현금 순유출(102억원)을 상회하면서 기업당 12억원의 현금이 추가로 쌓이게 됐다.
현금흐름 우량업체와 불량업체가 모두 증가하는 등 기업별 투자여력 양극화도 심화됐다.
잉여현금이 발생해 현금보유액이 증가한 현금흐름 우량업체의 비중이 2004년 41.3%에서 2005년 45.4%로 늘어나는 동안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한 현금흐름 불량업체의 비중도 25.3%에서 26.6%로 증가했다.
2005년 대기업의 현금흐름은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수입액이 977억7천만원으로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지출액인 780억8천만원을 웃도는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중소기업은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수입액(19억7천만원)이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지출액(27억7천만원)에 미치지 못해 부족자금을 증자 및 차입 등 재무활동을 통해 충당했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수입으로 금융비용도 충당하지 못하는 현금흐름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의 비중도 2004년의 24.4%에서 25.5%로 1.1%포인트 늘어났다.
한편 지난해 기업들의 성적표는 유가 급등 및 환율 하락의 여파로 실속이 없는 편이었다.
분석 대상 회사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75억5천만원으로 2004년의 90억2천만원에 비해 16.4%나 줄어들었다.
외환위기 이후 매년 순상환돼 오던 차입금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기업의 단기차입금 상환 및 금융비용 지불능력을 나타내는 현금흐름보상비율도 2004년의 104.8%에서 2005년에는 87.1%로 17.7%포인트 하락했다.
아울러 지난해 배당률은 12.4%로 1977년의 12.6% 이후 가장 높았던 2004년의 12.5%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