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법관들 취임사에서 시 낭독하며 각오 밝혀
이홍훈ㆍ박일환ㆍ김능환ㆍ전수안ㆍ안대희 대법관이 10일 오전 공식 취임했다.
대법관 생활이 `고독한 수도승'에 비견될 정도로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외롭고 힘들지만 이날만은 신임 대법관들은 행사에 초청된 가족, 이용훈 대법원장 등과 사진을 찍는 등 시종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 대법원장과 재경 법원장, 수석부장판사 등 고위법관들은 모두 양복 차림으로 참석해 `열린 법원'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엿보게 했다. 신임 대법관들은 엄숙하기만 할 것 같은 취임사에서 자신이 애독해 온 시를 낭독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소신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전수안 대법관은 "기대할 때는 오지 않던 기회가 여러번 스쳐지나가기에 그냥 무심히 바라보게 되었을 때 문득 저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문정희 시인의 시 `먼 길'을 낭독했다.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로 시작되는 시를 낭독하며 좋은 법관이 되겠다는 꿈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가족과 동료 법관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홍훈 대법관도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조했던 `성의'를 언급하며 "사건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함은 물론 공평무사한 마음으로 공정하게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법적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능환 대법관은 `국민은 법관이 완전무결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정직하고 공평하며 솔직하고 합리적이기만을 기대한다'는 중국 법철학자인 오경웅 박사의 말을 인용해 대법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사회를 본 법원행정처의 이상배 총무담당관은 "비가 그친 후 땅은 굳고 하늘은 더욱 높다. 콸콸 흐르는 큰 물보다 졸졸 흐르는 개울물이 더 소중하다. 대법관님들의 판결 하나하나가 개울물처럼 흘러 사법부의 공평함과 정의를 세우기를 바란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