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불에 우는 낙산사
물·불에 우는 낙산사
  • 김윤재
  • 승인 2006.07.12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마에 이어 이번에는 수마, 관음전 붕괴 위기
작년 4월 대형 산불에 소실됐던 강원도 양양 낙산사가 이번에는 태풍‘에위니아’에 다시 치명타를 맞았다. 어렵사리 화마를 피했던 전각이 이번에는 수마에 붕괴될 처지에 놓였다. 에위니아가 북상하며 동해안에 폭우가 내린 지난 10일 오후 8시쯤 낙산사 해수관음상 앞에 있는 법당인 관음전을 받친 축대가 길이 20m, 높이 7m 가량 무너져 내렸다. 이 때문에 현재 관음전은 공중에 반쯤 떠 있는 상태다. 10일 이 지역에는 오후 늦게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100㎜의 많은 비가 내렸다. 관음전은 1977년 건립됐으며,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낙산사 김득중 종무실장은 “폭우에 지반이 약해져 붕괴된 것 같다”며 “당시 관음전 옆 요사채에 신자가 2명 있었는데, 축대가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대피했다"고 말했다. 또 해안 쪽 의상대로 가는 산책로 주변 비탈 등 네 곳에서 사태가 발생해 흙 수백t이 무너져 내렸다. 관음전은 보타전·홍련암·의상대와 함께 작년 낙산사 화재 때 그나마 전소(全燒)를 피한 전각이었다. 하지만 당시 불길이 옮아붙어 문이 타는 바람에 임시로 비닐막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 해수관음상에도 불에 그을린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낙산사는 작년 산불로 법당인 원통보전을 비롯해 전각 16동이 불타고, 보물인 동종(銅鐘)이 소실되는 등 문화재 5점이 훼손됐다. 전각이 있던 자리는 아직 발굴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불에 탄 주변의 나무들은 모두 베어내고 최근 복원에 착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