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이후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강세와 월드컵 열기로 한동안 주춤했던 한국영화시장. 2006년도 상반기 한국영화계는 질적 성장이 양적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제기와 7월부터 시행된 스크린쿼터 축소, 이동통신 할인 폐지 등의 여러 악재가 맞물려 또 다시 ‘한국영화 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는 상태.
이러한 가운데 2006년 하반기는 한국형 대작 '한반도'와 '괴물'을 시작으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타짜', '거룩한 계보' 등 영화적 완성도와 장르적 재미를 두루 갖춘 기대작들이 대기하고 있어 한국영화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국영화 위기론, 아직 이르다! 상업성과 대중성 겸비한 기대작 줄줄이 대기
‘외화내빈’이라는 지적 속에 완성도 높은 한국영화에 대한 갈증과 우려의 목소리는 사실 늘 있어왔다. 2005년에도 상반기에 위기설이 팽배했다가 하반기에 반전되었던 바 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2003년에도 조폭코미디 및 가벼운 기획영화 일색이었던 상반기 극장가를 우려하며 한때 한국영화 위기론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장화, 홍련', '바람난 가족', '스캔들', '올드보이'에 이르기까지 ‘웰메이드 상업영화’들이 차례로 등장하며 2003년은 ‘웰메이드 영화의 해’로 기록되며 위기설을 일축시킨바 있다.
올해는 외화강세 경향에 더해 스크린쿼터까지 축소되면서 어느 때보다 불리한 상황이지만, 올 하반기 한국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2006년 한국시장의 위기론은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 반전의 시작은 7월부터 시장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여름 극장가의 흥행 돌파구가 될 '한반도'와'괴물'이 될 전망. '미션임파서블3'이후 10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의 독주를 밀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타짜', '거룩한 계보' : 웰메이드 계보를 잇는다!
7~8월 여름 시장의 흐름이 '한반도', '괴물' 등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면, 가을은 톱스타와 탄탄한 연출력을 지닌 감독들이 만난 ‘웰메이드 상업영화’이다. 소재적 이슈와 영화적 재미로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겸비했다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 가을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타짜'가 기다린다.
사형수와 자살중독자의 만남과 그들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변화를 그리는 감동적인 휴먼멜러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청춘스타 이나영과 강동원의 진심어린 열연과 뜨거운 호흡이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시키며 강력한 기대작으로 부상한 작품. 특히, 인간의 진심을 선굵은 감동으로 담아내는 송해성 감독의 연출력에 원작이 가진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힘이 더해져 오는 가을 진한 눈물과 감동을 이끌어낼 유일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타짜'는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으로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동훈 감독과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등 개성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만났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작품.
여기에, 장진 감독과 정재영, 정준호 세 남자의 시너지를 기대하게 하는 '거룩한 계보'가 가세한다. 막바지 촬영 중인 이 영화는 어떤 배신에도 굴하지 않는 남자들의 우정에 장진 감독 특유의 위트와 유머를 더할 예정.
감독, 배우의 스타성과 다양한 소재, 영화적 완성도로 재미와 작품성을 함께 보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들로 라인업을 채운 2006년 하반기 극장가. 한국영화의 부진에 대한 우려들이 대두될 때마다 한국 웰메이드 작품들의 선전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곤 했던 것처럼, 올해도 상반기에 팽배했던 위기설을 웰메이드 상업영화들이 일축시키고 새로운 국면을 열어낼지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