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신문도 너무 안 읽어…‘글로벌’과 거리 멀다

이 처장은 다음달 인사혁신처 출범 1주년을 맞아 이날 열린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갈수록 중요해지는 중국,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위해서라도 공무원들이 한자를 아는 것은 필수”라며 “그럼에도 공무원이 한자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문제제기했다.
그는 일례로 최근 신입 공무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 처장은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신입 공무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러분은 국가의 기간을 이루는 인재’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뜻을 한 명도 제대로 몰라 깜짝 놀랐다”고 토로했다. 모든 신입 공무원이 중심이 되는 부분이라는 뜻의 ‘기간(基幹)’이라는 한자어를 시간을 의미하는 ‘기간(期間)’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처장은 “공무원들이 흔히 쓰는 행정용어도 한자어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며 “보고를 받을 때 이런 행정용어의 뜻도 제대로 모르는 공무원이 상당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입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 처장의 방침이다.
특히 그는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자격증을 딴 신입 공무원에게는 평가 가점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인사처는 신입 공무원이 한자 3급 자격증 이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처장은 “공무원과 가장 동떨어진 단어가 바로 ‘글로벌’”이라며 “공무원들이 책과 신문을 읽는 데 너무 소홀해 글로벌 감각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사무실 안에만 갇힌 채 바깥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사회 현안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한탄했다.
또한 인사처는 이르면 다음달께 공무원들이 읽어야 할 ‘공무원 권장도서 50선’을 발표한다. 정부 차원에서 공무원 권장도서를 선정하는 건 이번이 처음있는 일이다. 이 처장은 “정치적 색채가 들어간 책은 배제하고 인문학 책 위주로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들의 롤모델 정립을 위해 ‘스타 공무원’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처장은 “법조계는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처럼 롤모델이 있지만 공무원 사회에선 찾아보기 어렵다”며 “경제, 외교 등 각 분야에서 후배 공무원들이 롤모델을 삼을 스타 공무원을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사포커스 / 박하늘 기자]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