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을 집어삼킨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 속에 우려했던 바인 국회 '올스톱' 사태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원내지도부는 15일 국회 인근의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각종 국회 현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동 당일인 이날 여야는 ‘교과서 정국’으로 대치가 극심해진 와중에 국회 현안 논의를 위해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 만찬을 취소하고 회동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회는 올해 여야 대치 국면이 계속 이어지자 지속적인 임시국회 개회에도 불구, 공무원연금 개혁 타결 정도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과제가 갈 길이 먼 상황인데도 일정 논의가 진전되기는커녕 오히려 ‘교과서 정국’ 속에 꽉 막혀버린 것이다. 당장 시급한 선거구 획정 문제 정도만 정개특위 간사 채널을 통해 가까스로 협의가 진행되는 것에 그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당초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만찬 회동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 및 각종 민생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노동 개혁 문제 등 각종 국회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만남 자체가 불발되면서 쟁점 법안 논의는커녕 지난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한 비쟁점법안 처리조차 기약할 수 없게 돼버렸다.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여야 대치 전선 속에 그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들이 받고 있다는 비판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교과서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가 만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야당 측에서 모임을 연기하자고 한 것으로 안다”며 “이날 만찬 회동을 약속했을 때는 교과서 정국 전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 대치 국면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의 보이콧뿐 아니라 여당 또한 강동원 새정연 의원의 ‘대선 불복 발언’을 걸고 넘어지며 대치 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포커스 / 박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