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국무총리가 13일 노인일자리 사업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작업 여건을 점검하고 노인일자리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시 도봉구 시니어클럽(노인일자리 전담기관)과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한 총리는 노인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며 보수는 얼마나 되는지, 작업 환경은 어떤 지 등을 세심하게 챙겼다.
특히 노인들이 운영하는 결혼상담소에서 한 총리는 “여태까지 사셨던 지혜와 연륜 으로 상담해 주시면 실수가 없는 결혼이 될 것 같다”고 덕담을 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이어 “여러 정책을 반영하려 현장에 나왔다”며 베트남 결혼도 주선하는 지 등을 묻기도 했으며, “요즘은 중단되는 결혼이 많다. 결혼한 후 5년 사이에 이혼율이 높은 것 같다”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도 한 총리는 이날 빨래방과 전통과자 생산 작업장 등을 찾아가 노인들과 함께 직접 작업에 참여했으며, 복지관 체력단련 실도 둘러봤다.
한 총리는 이어진 간담회에서 “빨래방, 전통과자, 결혼상담소 등을 돌아봤는데, 굉장히 마음에 깊게 와 닿는 것이 있었다. 며 “고령화 사회를 위한 복지의 제일 중요한 핵심은 일자리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총리는 또 “우리나라 현실은 건강하고 일을 하고 싶은데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사실은 저도 62세, 3년만 지나면 전철도 그냥 타고 다닐 수 있는 노인이다. 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는 단계에서 굉장히 관심이 많고 총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변재진 보건복지부 차관과 김성중 노동부 차관을 비롯해 변재관 노인인력개발원장,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장지연 노동연구원 연구원 등 전문가들과 시니어클럽 관계자, 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참석했다.
지성희 시니어클럽 협회장은 간담회에서 “정부에서 20만 원씩 나눠주는 일자리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빨래방에서 일하는 전종문 씨는 “1년에 1만 원이라도 인상시켜주는 시스템을 만들면 더 활기찬 일터가 되겠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한 총리는 해외순방 중 봤던 포르투갈의 사례를 들며 “유럽은 박물관 등에는 거의 80~90세 노인들이 지키며 일을 했다. 우리나라도 굉장히 많은 영역에서 일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일한만큼 보상을 받으면 훨씬 더 활력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다양한 일자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노인일자리는 대규모 일자리보다는 노인에게 비교적 경쟁력이 있는 소규모 틈새시장을 적극·발굴함으로써 인력활용을 점차 넓혀가야 한다"면서 "일자리사업 자체가 참여정부의 노인복지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추진되고 있는 만큼 관계기관 간 협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각 소관부처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노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드릴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되, 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장형 일자리에 대한 지원 강화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