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야 나 좀 미워해라!
모기야 나 좀 미워해라!
  • 남지연
  • 승인 2006.07.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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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불청객 ‘모기’ 퇴치법
“어휴, 모기는 왜 나만 무는 거야!” ‘모기와의 전쟁’에 시달리는 여름철엔 이런 호소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변에 여러 명 있는데도 유독 모기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이‘억울함’을 호소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모기를 끄는 특별함이 있다. 장마철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지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 요즘은 매캐한 연기의 모깃불과 모기향, 살충제 수준을 넘어 전자파나 초음파를 이용한 최신 기구들도 등장했다. 모기에서 자유로운 여름, 이제 준비하자. ★ 여자, 아기, 안 씻는 사람 모기에 약해 모기는 후각이 매우 뛰어난 곤충이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호흡 냄새와 땀 냄새, 발 냄새, 아미노산 냄새를 좋아한다. 화장품과 향수 냄새도 좋아해 이 냄새가 나는 곳을 공격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모기는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좋아한다. 여성 호르몬이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즉 여성 중에서도 유난히 더 모기에 많이 물리는 여성이 있다면 여성 호르몬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화장품, 향수를 더 많이 쓰는 여성은 모기에 더 잘 물린다. 모기는 또 체열에 민감하다. 먼 거리에서도 온도변화 감지 능력이 뛰어나 상대적으로 체열이 높은 사람을 많이 공격한다. 아기의 경우는 성인과 달리 몸에 접히는 부분이 많아 땀이 배출돼도 증발되기는 쉽지 않아 체열이 높은 상태라 모기에 더 잘 물리게 된다. 또 여름철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체열은 높은 반면 땀을 제대로 씻지 않는 사람이 모기의 집중포화 대상이 될 수 있다. ★ '8월 열대야'가 모기 주 활동 무대 생태학적으로 장마철에는 모기가 번식하는데 필요한 물웅덩이가 곳곳에 많이 생겨 장마철 이후에 모기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8월에는 열대야로 인해 후덥지근한 밤에 땀을 흘리며 자는 경우가 많아 모기에 더 잘 노출된다. 물론 장마철도 습기가 많아 땀이 나도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다. ★ 가려움증은 몸의 면역작용이다 모기에 물리면 부어오르고 상당히 가렵기 때문에 모기 자체가 나쁜 물질을 몸에 주입하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이는 정상적인 우리 몸의 면역작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선 모기는 우리의 피부에 관을 꽂고 혈액을 빨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피는 혈관을 빠져나가면 응고되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모기는 혈액을 빨아들임과 동시에 응고를 방지하는 항 응고단백질 성분을 분비하게 된다. 이때 우리의 몸은 이성분에 방어 작용을 하게 되면서 가려움증, 부어오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 모기 물린 뒤 절대 긁지 말아야 모기에 물린 뒤 가장 중요한 것은 긁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긁게 되면 염증반응이 증폭돼 물린 자리가 더 붓고, 가려워질 뿐 아니라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가려움을 없애려면 물파스 등을 바르는 게 도움이 된다. 이곳에는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주는 항히스타민제와 염증을 줄이는 소염제가 있기 때문이다. 또 물린 부위를 깨끗하게 씻은 뒤 얼음찜질을 하는 것은 부기 완화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은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고 계속 긁어대 진물이 나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스테로이드 로션이나 연고를 발라주는 게 좋다. 그리고 계속 긁지 못하도록 거즈나 밴드를 붙일 수도 있다. ★ 혹시 일본뇌염, 말라리아모기에 물렸나? 이들 모기에 물렸다고 해도 처음에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일본뇌염 모기에 물리면 4~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함께 구토, 의식불명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된다. 말라리아모기에 물리면 짧게는 한달 길게는 1년의 잠복기를 거쳐 몸살감기와 비슷하게 전신 근육통이 생기고 고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뇌염모기나 말라리아모기에 물렸다고 해서 반드시 그 질병에 걸리는 게 아니라 개인의 면역능력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해당 백신주사, 약을 미리 복용하는 게 좋다. ★ 밝은 색 옷 입고 자기 전 샤워해야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자주 씻어 땀 냄새, 발 냄새 등을 없애고 향수나 화장품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는 게 좋다. 특히 잠자기 전에는 샤워를 해서 체열을 낮추는 게 밤새 모기의 공격을 덜 받는 방법이기도 하다. 잠을 잘 때 모기향을 피우고, 모기장을 치거나 외출 시 곤충 기피제 같은 것을 옷과 피부에 뿌릴 수도 있다. 또 모기와 같은 곤충은 짙은 색을 더 선호하므로 밝은 색 옷을 입는 것도 모기를 피하는 방법이다. 너무 꽉 끼는 옷을 입으면 모기가 옷을 뚫고 물수도 있으므로 헐렁한 옷이 더 좋다. 더욱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 ‘모기 퇴치기’다. 이런 기구들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걸까. ★ 살충제, 날개근육 수축·호흡기능 마비시켜 초음파를 이용해 모기를 퇴치하는 방법이 최근 많이 쓰이고 있다.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인데, 암컷은 여름철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본능적으로 수컷을 피하게 된다. 암모기는 통상 평생 단 한 차례 교미할 때만 수모기를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이 같은 점에 착안, 수모기의 날갯짓 소리 대역인 1만 2000∼1만 7000㎐의 초음파를 발생시켜 암모기를 불안하게 해 쫓아낸다는 것이 초음파 모기 퇴치기의 원리다. 수컷의 소리는 초음파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전자)모기향이나 뿌리는 모기약에서 살충제로 사용되는 화학약품은 다양하지만, 곤충의 신경 작용을 방해하는 공통점이 있다. 살충제를 모기를 향해 뿌리면 날갯짓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기의 근육과 신경이 만나는 부위에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많이 분비된다. 이것은 근육을 수축시켜 날갯짓을 하도록 기능하며 효소(콜린에스터라제)에 의해 분해 된다. 그런데 살충제 성분이 침투하면 효소의 작용을 멈추게 한다. 때문에 아세틸콜린이 분해 되지 않고 누적된 탓에 날개 근육이 계속 수축돼 날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살충제 성분은 호흡 기능을 하는 근육을 마비시킴으로써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이런 전문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주변을 깨끗하게 소독하는 것만으로도 모기를 멀리할 수 있다. 모기 퇴치로 건강하게 여름을 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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