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수출에 유가와 환율 하락이 겹쳐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7일 한국은행이 40만8544개 기업을 전수조사해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3%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2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전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0년까지만 해도 15.3%에 달했으나 2012년 5.1%, 2013년 2.1%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1%대로 추락한 것이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6%로 돌아섰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처음이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0.7%였다.
 
가격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조업의 경우 유가 하락과 환율 하락, 수출 부진에 따른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조업 위축은 전기전자(-7.4%)와 석유화학(-1.6%) 등에서 두드러졌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 부진과 스마트폰 후발 업체와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기전자 분야 매출액 증가율이 급감했다.
 
지난 2013년까지 0.3%에 머물렀던 대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0.4%로 감소 전환됐다. 통계가 집계된 2007년 이후 최저치다. 중소기업은 4.4%로 2013년(5.6%) 보다 하락했다.
 
최연교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수출 부진과 환율 하락,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수출 가격이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외형 성장만 줄어든게 아니라 수익성도 나빠졌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4.1%에서 4.0%로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조선업의 경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3.2%로 지난 2013년(-0.1%)에 이어 2년 연속 줄었다.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2013년 141%에서 지난해 134.5%로 하락했다. 지난 2011년 152.7%에서 4년째 하락세다. 기업이 빌린 돈에 의존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는 31.5%에서 32.2%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