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주단기' 를 빛낸 또 다른 주역 아역배우 양젠보
'괴물'의 고아성, '아이스케키'의 박지빈, '각설탕'의 김유정… 요즘 충무로는 아역 배우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올 여름 성인 연기자들 사이에서 무시 하지 못할 빼어난 연기력을 뽐 낼 이런 쟁쟁한 국내 아역 스타들 사이로 올 여름 스크린 도전장을 내미는 아이가 있으니, 바로 장이모우 감독의 신작 '천리주단기'에 나오는 중국 배우 양젠보이다.
영화 '천리주단기'에서 양젠보가 맡은 꼬마 양양은 영화의 반 이상에 등장하는, 극 흐름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배역이다. 일본의 국민 배우 다카쿠라 켄이 아들과 화해를 하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난 ‘아버지’ 다카타 역할이었다면, 양젠보는 영화의 또 하나의 부자 이야기인 경극 배우 리쟈밍의 ‘아들’ 양양 역할로 다카타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특히, 오랜 시간 아들과의 사이에서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몰랐던 다카타가 손자 벌 되는 양양을 통해 대화만이 의사 소통의 방법이 아님을 비로소 깨닫게 되고, 낯선 이국 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어린 아이, 양양을 가슴에 품으며 ‘과연 내가 나의 아들을 가슴으로부터 품은 적이 있었던가’라고 자문하게 된다는 점에서 영화의 핵심 키워드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이런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영화 장면 장면 속 양양의 모습은 흡사 9살 천진난만한 양젠보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듯이 깜찍하고 귀엽다. 배에서 사용하는 색다른 호루라기를 불며 좋아라 방방 뛰는 모습이나, 본인은 가장 창피했던 장면이라지만 관객들에게는 큰 웃음을 선사했던 용변 보는 장면들에서는 웃음을 선사하고, 호루라기를 불며 차를 따라 달리는 모습에서는 또 다시 관객의 눈물샘을 적셔주는 등 전천후 연기를 보여준다.
이렇게 관객들을 미소 짓게 했다가 금방 눈물을 떨구게 만드는 재능의 소유자인 양젠보는 모두들 우러러보는 대배우 다카쿠라 켄 앞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으며, 영화 속 양양이 다카타에게 하듯이 정을 듬뿍 주어 영화 '천리주단기'를 거짓된 영상이 아닌 진실된 이야기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큰 역할을 해냈다. 7만대 1의 경쟁률의 뚫고 거장 장이모우의 선택을 받은 양젠보의 몇 년 뒤의 모습이 궁금해지는 것은 뛰어난 연기뿐 아니라, 이런 진실된 모습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 '천리주단기'는 7월 20일, 당신 곁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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